보석가공으로 국내를 비롯해 아시아 대륙에도 잘 알려져 있는 ‘배은경 아트갤러리’의 배은경(44) 대표는 일과 가정 모두를 섭렵한 뛰어난 커리어 우먼으로 잘 알려져 있다.한국여성경제인협회 대구·경북지회 회원이자 보석디자이너, 패션주얼리 전문타운 내 루엣의 대표로 있는 그녀는 20여년간 보석만을 다뤄온 국내 몇 안 되는 ‘장인(匠人)’으로 이를 말하듯 대구 중구 교동에 자리한 ‘배은경 아트갤러리’ 내부는 하나 같이 망치로 두드려 만든 독특한 질감, 기하학적인 모양의 심플한 디자인, 하나의 예술작품을 연상케 하는 주얼리들로 가득했다.18K 금이나 루비, 다이아몬드 등으로 화려함을 자랑하는 그녀의 작품들.하지만 이 모두는 그냥 탄생된 것이 아니다. 바로 배 대표가 전국을 돌아다녀야하는 바쁜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서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 아이들의 저녁과 학교공부 등을 모두 챙긴 후 자신의 방에서 오랜 생각에 디자인한 스케치에서 탄생한 작품들이다.이런 이유에 대해 배 대표는 “일의 특성상 국내를 비롯해 해외까지 다녀야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며 “하지만 너무 일에 치우치다보면 자연스레 가정과도 멀어질 수 있어 가정의 소홀한 부분까지도 챙기려고 노력하기 위해 일적인 외의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의 보석 시장‘암울’ 지난 4월 귀금속·주얼리 업계가 한·중 FTA 협상과 관련, 재협상을 촉구하고 나섰다.한국귀금속보석단체장협의회와 소상공인엽합회 등은 한·중 FTA가 이대로 발효되면 국내 귀금속 산업이 값싼 중국제품에 밀려 완전히 붕괴될 것이라는 것이다.이들은 주장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귀금속·주얼리 산업은 5조원(업계추산 21조원)의 시장규모에 30만 명의 소상공인 등이 종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한중 FTA 가성명 내용을 보면 한국 주얼리 제품의 주력제품인 신변장식용품(HS Code 7113) 품목들과 7114(금은 세공품과 이들의 부분품)의 일부 품목에 대해 우리나라는 현재 8%의 관세율을 대부분 즉시 개방하고, 중국 측은 현재 15-35%의 세율을 10-15년 균등철폐하거나 양허에서 제외돼 35%가 그대로 과세되도록 체결됐다. 이처럼 중국의 비관세 장벽을 감안한 상호 개방이 아닌 현재 가서명 안으로 체결된다면 중국수출은 막히고 값싼 중국제품에 밀려 국내 귀금속·주얼리 산업기반이 완전 붕괴될 상황이란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국내 귀금속 시장도 암울하다.그동안 국내 귀금속·주얼리 산업은 수요가 늘고 브랜드·디자인에 따라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는 소비지향적 사업으로 알려져 왔다. 또 국내 가공시장도 기술 수준이 높고 소득수준이 향상돼 앞으로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KB경영연구소가 최근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귀금속 시장은 유통구조가 후진적이란 인식과 브랜드·마케팅·디자인 부문의 경쟁력이 낮다. 국내 귀금속시장 유통구조가 후진적이어서 시장에 귀금속을 내다팔 때 제 값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인식이 적지 않고, 이로 인해 국내 소비자가 투자 목적으로 금 실물을 보유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낮은 브랜드 인지도 때문에 부가가치를 창출하지도 못해, 금 가격이 상승할 때 국내 귀금속의 수요는 오히려 줄어 매출이 감소했다고 연구소 측은 덧붙였다.▣ 한눈에 반할 수밖에 없는 배은경 아트갤러리의‘작품들’ 이런 어려운 국내 귀금속 시장에도 유독 전국에서 알아주는 보석 가공의 장인이 있으니 그가 바로 배은경 대표다.20여년간 보석에 대한 열정을 뿜으며 AGK(국가공인감정사이수), KJDA(귀금속보석디자인협회회원), KJC(한국주얼리코디네이터), GIA-AJT(미국GIA주얼리최고경영자) 등을 획득한 그녀는 자신의 작품과 관련해 오로지 100% 핸드메이드만을 고집한다.이런 노력에서일까. 그녀의 주얼리 브랜드는 이미 대구는 물론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 알려진지 오래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인선 경북도 경제부지사도 배 대표의 오래된 고객 중 한 사람이다.기존의 심플하고 특색 있는 스타일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18K 금과 진주, 사파이어 등을 이용해 순 핸드메이드로 제작된 그녀의 제품들. 거기에다 가격도 10-30만원 사이로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게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다.그녀의 핸드메이드 고집은 이미 주위에서도 정평이 나있다. 최근엔 중국, 일본 등에서 배 대표의 보석 제품과 관련, 수출 의사를 밝혔지만 배 대표는 도저히 핸드메이드로는 대량의 제품을 만들 수 없어 과감히 수출 기회를 포기했다.이런 배 대표의 핸드메이드의 고집은 그냥 생겨난 것이 아니다.대학시절 우연히 귀금속 가게에서 하루 일하게 된 계기가 오로지 핸드메이드를 고집하는 배 대표를 만들게 됐다는 것이 배 대표의 설명이다.배 대표는 “당시 귀금속 가게에서 하루 정도 일을 하면서 보석세공의 아름다움을 몸으로 깨닫게 됐다”며 “보석세공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되니 왠지 모르게 일을 재미나게 할 수 있었고 그런 모습을 본 귀금속 가게 사장님은 다음날도 출근할 것을 권했다”고 말했다.이런 계기로 보석세공을 위해 오늘도 노력하는 배 대표.하지만 그녀는 현재의 보석세공 시장에 대한 안타까움도 드러냈다.이유는 보석세공이란 일이 힘들고 어렵다보니 우리나라의 젊은 인력들이 보석세공에 거리를 둔다는 것이다. 배 대표는 또 이런 이유로 국내에서 보석세공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장애인이란 내용도 덧붙였다.앞으로의 계획도 비장한 모습을 보였다.배 대표는 “주얼리는 편하고 기능적이어야 하며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정성이 들어가야 한다”며 “독특한 자신만의 제품을 순 핸드메이드로 제작해 그동안 아시아 대륙에만 머물렀던 활동을 유럽 등에서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