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1일 국무위원들에게 “모든 개인적 일정은 내려놓고 국가 경제와 개혁을 위해서 매진해 주시기를 바란다”며 “일을 맡은 이상 모든 것을 내려놓고 우선적으로 이 일이 잘되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당연한 본분”이라고 말했다. 지난 7일 국무회의에서도 “국무위원들에게 개인적 행로는 있을 수 없다”는 말을 했었다. 한데 박 대통령은 2주 만에 또다시 비슷한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대통령이 장관들에게 통사정하는 것 같은데 이래도 될 일인가.박 대통령의 발언은 내년 총선을 의식하고 움직이는 정치인 장관들에게 보내는 일종의 ‘경고’인 줄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 청와대 관계자도 같은 말을 했다. “오늘 대통령 발언은 2차 경고이자 부탁”이라면서 “출마할 때 하더라도 지금은 그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을 똑바로 하라는 취지”라고 했다. 지난 7일 ‘1차 경고’에도 그간 박 대통령이 보기에 거슬리는 상황이 몇 차례 있었다는 것이다. 현 국무위원 중에서 정치인 출신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황우여 사회부총리,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등이다. 지난 7일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자신의 ‘여당 조기 복귀설’을 직접 진화하면서 그래도 대통령의 체면을 세워 줬다. 하지만 몇 몇 장관들의 언행은 대통령의 권위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김희정 장관은 대통령의 권위에 도전하는 발언까지 거침없이 하고 있다. 김 장관이 지난 14일 출입 기자들을 만나 “내년 총선에 당연히 출마한다”고 말한 것이 그런 본보기다. 각종 국정과제가 덜컹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장관들의 처신은 신중해야 한다. 박 대통령은 21일 16분간에 걸친 모두 발언을 통해 강의하듯이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4대 개혁에 대해 설명했다고 한다. 그동안 장관들 귀에 못이 박히도록 했던 얘기를 또 반복한 박 대통령의 심경은 피를 토하는 기분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박 대통령은 “밤길도 등대를 보고 가듯이 개혁의 목표와 방향을 자꾸 머리에 새길 필요가 있다”면서 “현재가 미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비전이 현재를 만든다는 말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는 보도이다. 대통령과 총리 및 장관이 의기투합해도 쉽지않은 난제 속에 갇혀 있다. 제발 정신 좀 차리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