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취업절벽에 신음하고 있다지만 실상은 좀 다르다. 청년 취업준비생의 공무원 선호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23일 통계청이 내놓은 청년층·고령층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제활동인구 청년층 및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5월 기준으로 청년층(15-29세)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시험 준비자는 63만3000명이다.이들 중 34.9%가 일반직 공무원 임용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28.0%에 비해 6.9%P 높아졌다. 그러나 일반 기업 취업을 준비하는 비중은 18.9%로 전년 25.5% 대비 6.6%P 낮아져 일반 기업체 입사를 준비한다는 청년은 올해 18.9%로 뚝 떨어졌다. 기업에 취직하겠다는 청년이 10명 중 2명도 안 된다는 뜻이다. 공무원 연금개혁 등 근무여건이 과거에 비해 나빠지고 있음에도 일반 기업보다는 안정성이 보장되는가 하면 작업복보다 깔끔한 정장차림의 공무원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하다. 취업난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데다 공무원 ‘쏠림현상’까지 나타나다 보니 청년들은 졸업 후 취업하기까지 평균 1년 정도를 백수로 지내고 있다. 첫 취업 평균 소요시간은 졸업 후 11개월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대비 0.6개월 감소한 수치다. 첫 직장 평균 근속기간은 1년 6.4개월로 0.4개월 줄었다. 첫 직장을 그만 둔 사유는 보수·근무시간 등 근로여건 불만족(47.4%)이 가장 높다. 55~79세 고령층 인구의 평균 근속기간도 짧아졌다. 고령층은 722만4천명으로 전체 고령층 인구의 61.0%를 차지했다.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 기준 평균 근속기간은 14년 9.4개월로 전년에 비해 6.6개월 단축됐다. 남자는 18년 7.8개월, 여자는 10년 9.9개월이었다. 고령층의 절반 이상은 연금을 받아 본 경험이 없다. 앞으로도 일하기를 원하는 고령층이 일을 그만두기를 원하는 평균 연령은 72세였다. 일하고 싶어하는 이유로는 57.0%가 생활비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초고령화시대로 들어가면서 생존을 위해선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절박감이 묻어나고 있다.청년실업이 문제다. 내년부터 정년이 60세로 연장되면 기업의 신규 채용이 위축돼 ‘고용절벽’이 나타나 청년실업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금피크제를 반드시 도입해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보다 더 큰 문제는 청년들의 왜곡된 직업관이다. 작업복보다 넥타이족을 선호하는 청년에게는 미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