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봉 김성일(1538-1593) 등 특정인을 위한 예산이라는 논란 속에 안동시의회가 ‘임란역사문화공원’ 관련 예산을 통과시킨 가운데 학봉의 후손인 김조규(47·안동대학교 직원)씨가 사죄 글을 게재해 눈길을 끌고 있다.자신을 의성김씨 34세손으로 학봉후손이라고 밝힌 김씨는 27일 안동 지역 한 인터넷매체 기고를 통해 “임란역사문화공원 조성을 위해 학봉과 서애(류성룡) 문중 각 100억원씩 200억원을 지원받게 돼 후손의 일원으로서 죄송하다”고 밝혔다.김씨가 사죄의 뜻을 밝힌 것은 임란문화역사공원 조성사업이 입안단계부터 지금까지 ‘특정인을 위한 사업, 특정문중을 위한 혈세낭비’라는 논란과 비판에 놓여있기 때문이다.안동시가 추진하는 이 사업은 특정문중을 위한 특혜라는 시비 속에서 1년 이상 파행을 겪어왔다.학봉과 서애 모두 이미 기념관을 갖추고 있는 상황에서 새 기념관을 짓는 것은 중복사업이고 예산낭비라는 것이었다.이에 따라 안동시의회가 관련예산 전액을 삭감하고 시민단체 등의 강한 반발이 계속돼 왔다. 하지만 안동시는 사업방향을 일부 수정하거나 안건명칭을 바꾸는 방식으로 지난 21일 결국 관련예산의 의회승인을 이끌어냈다.논란이 많은 사업을 사실상 강행한 안동시는 “임란극복의 주역인 자랑스러운 인물을 기리고 후손의 충의를 다지기 위해 의지를 갖고 한 일”이라는 입장이다.예산승인 과정에서는 의회의 표결방식도 문제가 됐다. 사전에 시민단체 등이 ‘특혜사업’을 통과시키는 시의원들에 대해 낙선운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무기명투표’라는 꼼수를 쓴 것이다.이에 대해 김조규씨는 “논란이 많아 수차례 부결된 안건을 포장만 살짝 바꿔 무기명투표를 했다”며 “자랑스러운 인물을 기리고 후손의 충의를 다진다는 사업에 왜 무기명투표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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