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아가면서 그 중요함을 쉽게 느끼지 못하면서도, 그것 없이 못 사는 게 물이다.우리에게 하루만 없어도 살아남지 못할 만큼 물이 하는 역할은 절대적이다.그래서 그런지 물은 그 존재부터 우리에게 교훈적인 것을 많이 시사해 주고 있다.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결코 자연 법칙에 어긋난 짓은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물은 그 자체가 자정 기능을 한다. 많은 생명을 지켜주고, 더러움을 닦아내어 추하게 되지만 곧 자신을 깨끗하게 한다. 물은 아주 연약한 것 같지만 화를 내면 엄청난 힘을 갖는다. 소중하게 대하라는 말이다. 물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고 원천이다. 우리는 물(水)이 흘러가는 (去) 그 질서를(法) 받아들인 것이다. 물의 형태를 모든 행위의 근원으로 삼은 것이다. ‘물레방아에서 한 번 돌린 물은 다시 물레를 돌리지 않는 다’가 그것이다. 높은 곳과 낮은 곳의 낙차의 힘을 이용한 것이 물레방아인 만큼 한번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떨어진 물은 두 번 다시 스스로는 높은 곳을 향해 올라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은 아주 당연한 자연의 법칙이고 질서다. 한번 물레를 돌린 물은 그대로 흘러가야 한다. 그런데 그 물이 흘러가면 용도에 따라 쓰이고, 바다로 가는 것이 물의 바른 길이다.그런데 그물이 바다로 흘러가지 않고 방앗간 부근에 그냥 고여 있다면, 그 스스로가 올라 갈 수도 없을뿐더러, 추하기 그지없고 끝내는 누군가가 그 물을 퍼줘야 다시 물레를 돌릴 수 있게 되는데 거기에는 너무 많은 비용이 든다.물레방아의 논리를 인간 사회로 옮겨 보면 세상에 어느 자리를 놓고 봐도 영원한 오름길은 없다. 따라서 오를 때는 내려가야 하는 길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 그 자리가 빛날수록 물러나고 싶지 않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그 자리에서 자기가 할 일을 다 했거나 상황변화가 오면 누구든 물러나게 돼 있고, 그것이 철칙이다. 거기에는 안간힘을 써봐야 별 수가 없다.지난날의 영화를 못 잊어, 계급장 없는 제복을 옆에다 두고 세도가의 문전에서 연군가를 부르거나, 부잣집 담 아래 서서 사미인곡을 부르는 추태를 보이는 건 결코 박수 받을 일이 못 된다. 심학봉의원의 의원직사퇴를 놓고 정치권이 요동 치고, 시민의 체면은 구겨지고, 이제 내려 놓아야 한다. 지금의 상태에선 국회의원직도 별거 아니지 않는가?활짝 핀 꽃은 그것이 아무리 아름다운 것이라도 열매를 맺으면 떨어져야 하고, 땅에 묻혀 거름이 돼야 한다. 물은 높은 곳에서 떨어져 낮은 곳으로 흘러 넓은 바다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