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혁신도시가 지역 성장거점지역으로서 기대에 부응할 것인지 의심스럽다. 대구 신서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 직원 중 미혼-독신자를 제외하고 가족을 동반해 이주한 경우가 10명 중 3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난 것을 보고 갖게 되는 소회다. 처음부터 우려했던 일이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직원들만 근무하는 혁신도시라면 경제와 사회, 교육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사회공동체가 아닌 한낱 일만하는 빌딩숲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이는 인구 이전으로 국토균형발전을 기하기 위해 추진된 혁신도시 조성의 본래 목적에도 어긋나는 일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새누리당 김태원(경기 고양덕양을)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공공기관들의 혁신도시 이전에 따른 지역별 가족동반 이주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말 현재 대구-경북지역 총 이전인원 4241명 중 미혼·독신자 844명을 제외한 실제 가족동반 이주율은 전체의 31.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구혁신도시 가족동반 이주율은 35.2%로 한국교육학술정보원과 한국사학진흥재단이 각각 절반을 넘었을 뿐 중앙신체검사소, 신용보증기금, 한국감정원은 41%대였으며 한국산업기술평가원은 38.2%, 심지어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은 25%대에 불과했다. 이주기관간의 큰 편차는 결국 기관장의 의지와 직결된다 할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만난을 무릅쓰고 추진한 참뜻을 헤아린다면 이럴 수는 없는 일이다.정부의 무관심도 너무했다. 전임 대통령이 시작한 국책사업도 똑같이 정성들여 추진해야 하는데 이제껏 대통령이 혁신도시를 찾아 격려했다는 소리를 들어 보지 못했고 그러다 보니 관련부처 장관의 발걸음도 뚝 끊어진 상태다. 대구시는 나주 빛가람혁신도시를 본받아야 한다. 지난 7월에 이미 타지역 전입자가 85%에 달하면서 지역인구 증가의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을 정도다. 대구시장은 새로운 사업을 찾아 골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추진 중인 사업을 잘 성사시키는 것이 그 이상으로 중요함을 알고 혁신도시가 제자리를 잡도록 하는데 신경을 써야 한다.나주 빛가람혁신도시가 특히 주목받는 것은 나주로 이전한 한국전력이 이곳을 세계적 에너지밸리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해서라고 한다. 그런 내막을 잘 파악해 대구혁신도시 입주기관을 자극하고 편달, 대구혁신도시가 긴 잠에서 깨어 나도록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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