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돌 손잡이가 뭔지 알아요? 어이라고 해요.
맷돌을 돌리다가 손잡이가 빠져, 그럼 일을 못하죠?
그걸 보고 어이가 없네. 해야 할 일을 못한다는 뜻으로 어이가 없다고 하는 거에요.
내가 지금 그래, 어이가 없네?
최근 인기 있는 영화 ‘베테랑’에서 한 주인공이 연기했던 대사이다.
‘어이가 없다.’우리가 흔히 쓰는 말이지만 `안전이 없다.` 라는 표현은 우리사회에서 아직은 어색한 표현일지도 모른다.
최근 몇 년 동안 크고 작은 사고를 겪은 국민들은 이제 가장 기본이 되는 안전의 중요성은 공감하고 있지만 꾸준히 강조하지 않으면 간과하기 쉬운 것이 안전이 아닐까 싶다.
처서가 지나고 용광로 같던 더위도 사그라지고 있지만 아직 여름은 끝나지 않았다. 아침저녁 신선한 바람이 우리들의 코끝을 스치지만 그래도 한낮의 기온은 여전히 지난 여름 우리들에게 폭염을 안겨주었던 기억을 아직은 지울 수가 없다.
국민안전처의 자료에 의하면 여름의 막바지인 8월의 마지막 주말에도 물놀이 관련하여 5명의 익수자가 발생하였으며, 그 중 1명이 사망하였다고 한다. 매년 물놀이 관련 안전사고는 되풀이 되고 있다.
물놀이 사고가 나면 자신의 수영실력을 과대평가해 물에 빠진 사람을 구조하기 위해 함부로 물속에 들어가지 말고 주변사람들에게 큰소리로 상황을 알리고 주위에 있는 로프나 막대기, 기구 등을 이용하여 구조를 하고 119에 구조요청을 해야 한다. 만일 함부로 물속에 뛰어들었다가는 익수자는 물론 본인까지 위험에 처할 수 있다.
물놀이 사고 사망자의 대부분은 물에 빠져 익사하는 경우보다도 물에 빠진 사람을 구조하기 위해 물에 뛰어든 사람이 사망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통계가 보여주고 있다.
물놀이뿐만 아니라 다슬기 채취를 하면서도 해마다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안타까운 일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다슬기 채취는 봄·가을철에도 꾸준한 만큼 수난 안전사고가 상대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다슬기 채취를 위해 물에 들어갈 때는 물속의 지형 파악이 가능한 곳에서만 하도록 하며 안전 장비(구명조끼, 구명환) 없이 채취를 하다가 사고를 당하는 일은 없어야하겠다.
사고의 대부분이 얕은 수심을 방심하다가 일어나기 십상이다. 하천은 겉보기에 잔잔하나 바닥은 기복이 심해 항상 사고 위험이 크다. 하지만 다슬기를 채집하는 이들은 이를 모르거나 알면서도 무시한 채 무리하게 다슬기 잡기에 나섰다가 사고를 당하고 있다.
다슬기 채집은 물속만 들여다보고 이동하기 때문에 사고가 주로 일어난다. 하천에서는 지형변화가 커서 물웅덩이나 수심이 깊은 곳이 있지만 미처 대처하기 쉽지가 않기 때문이다.
유속이 느린 곳 또한 하천 바닥이 자갈이라 이끼가 낀 곳은 중심을 잡기 어려워 고령자의 경우 물이 얕은 구간서도 발을 헛디뎌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모든 사고는 예방이 최우선이다. 사고가 발생하고 현장에서 조치를 아무리 잘 하더라도 사고 발생 전의 상황으로 되돌릴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맷돌의 손잡이가 없어 일을 진행하지 못하는 것처럼, 안전한 대비가 없는 물놀이는 없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