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의 도시가스 공급으로 독점이익을 챙기고 있는 대성그룹 계열사인 대성에너지(대구도시가스)가 이른바 ‘채용갑질’ 논란에 휩싸였다.지난달 23일 한 취업 커뮤니티에 따르면 대성에너지는 지난 5월부터 신입사원 공채를 진행했다. 그러나 전형 과정에서 면접일정을 임의로 늦추고, 나중에는 어떤 설명도 없이 단 한명의 응시생도 채용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지원자와 커뮤니티 회원 사이에서 제기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납득할 수 없는 채용과정, 응시자들 ‘당황’ 지원자들에 따르면 대성에너지는 당초 채용공고에 전체 채용전형을 서류전형-1차면접-2차면접 순이라고 공지했다. 대성에너지는 그러나 2차 면접 후 회장이 직접 참석하는 영어 PT면접을 갑작스레 추가했다. 회사 측은 PT면접 후 3주가 지나서야 최종 결과를 발표했지만 결과는 ‘전원 탈락’이었다.한 지원자는 “2차 면접 때 여섯 명이 같은 조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조원 모두 탈락했고 다른 조의 지원자 세 명도 모두 떨어졌다”고 주장했다.2차면접 또한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는 주장이 많다. 지원자들에게 특정 종교적 색채가 강한 대성그룹 창업주의 회고록을 읽고, 독후감을 쓰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것이다. 한 지원자는 “면접이 아닌 전도 목적으로 취준생들을 면접장에 불렀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며 당시 상황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또 일부는 면접에서 성경책을 읽으라고 강요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사측의 면접 진행 태도에 대한 지적도 있다. 한 지원자는 “회장이 영어 PT 과정에서 의자를 뒤로 젖힌 채 눈을 감은 상태로 면접을 진행했다”며 “갑질한다는 느낌밖에 들지 않았다”고 비난했다.한편 일부 지원자는 “회사 측에 문의한 결과 소수이긴 하지만 합격자가 있다는 해명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대성에너지에 지원한 다수의 지원자는 “주변에 합격했다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며 “회사 측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맞서고 있다.이와 관련 대성에너지 관계자는 “원래는 소수의 신입사원을 채용할 계획이었지만 회사 사정상 채용을 취소하게 됐다”며 “올해 충원 계획은 없다”고 일방적인 통보만을 전해왔다.▣ 대성그룹의 ‘갑질 횡포’ 이것만이 아니다 대성에너지의 ‘갑질 채용’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는 가운데 대성 계열사인 서울도시가스에서도 ‘갑질 횡포’를 벌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독점이익으로부터 비롯된 주인행세가 아니냐는 비난이 거세다.지난해 3월 30일 공정위에 따르면 서울도시가스는 2006년 9월부터 2007년 7월까지 관할 지역 내 고객센터가 미리 대납한 이용자 연체요금을 정산하는 과정에서 1년 이상 된 장기 체납금은 고객센터가 책임지도록 했다. 고객센터는 서울도시가스 대신 가스안전점검, 고지서 송달, 체납금 수납 업무를 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외주업체로 2007년 52개에서 통폐합을 거쳐 현재 19개가 운영 중이다. 또 2008년 2월 은평뉴타운 개발로 아파트 4660가구가 들어서자 기존 관할 고객센터와 합의하지 않은 채 자신의 계열사가 관리를 맡도록 일방적으로 조정했다. 2010년에는 두 차례에 걸쳐 고객센터를 상대로 직원 선물을 구입하도록 강제한 사실도 적발됐다. 대성 계열사인 서울도시가스는 서울 강서구 등 서울 11개 구와 경기 지역 3개 시에 액화천연가스(LNG)를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사업자다.하지만 공정위는 이처럼 탈법을 일삼은 서울도시가스에 고작 200만원의 과태료만을 부과해 봐주기식 아니냐는 눈총을 받았다.서울도시가스가 고객센터에 떠넘긴 체납요금 부담액은 2013년 말 기준 5억9000만원인 데 반해 과태료는 말 그대로 ‘껌 값’밖에 안 돼 ‘솜방망이 제재’라는 비판을 받았다.▣ 정의당 대구시당 성명서 발표대성에너지의 ‘갑질 채용’ 문제가 확산되고 있음에도 대성에너지 측의 뚜렷한 답변이 없자 정의당 대구시당은 3일 논평을 내고 ‘채용 갑질’ 논란을 빚고 있는 대성에너지에 대해 채용 철회 사유를 밝히고, 공식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대구시당 관계자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실업율과 관련해 이번 대성에너지의 공개채용에 많은 취업응시생들이 희망을 품고 지원을 했는데 그동안의 과정을 살펴보면 그저 농락한 꼴 밖에 되지 않는다”며 “도시가스를 독점 공급하는 민간 기업으로써 의무를 저버렸을 뿐만 아니라 배가 부른 행태를 보인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대성에너지는 한시라도 급히 채용을 철회한 사유를 대성에너지의 일방적인 통보가 아닌 공식 입장을 밝히고 취업응시생들에 대한 보상과 사죄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대성에너지는 ‘열정페이 강요하는 기업’보다 못한 기업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열정페이’로 대구 일대에 알려지게 된 대구청년유니온 회원 30여명은 3일 대구 남구 대명동 대성에너지 본사 앞에서 대성에너지 측의 공식 사과와 해명을 요구했다.대구지역 비정규직, 정규직, 구직자, 일시적 실업자 등으로 구성된 대구청년유니온은 이날 “취업에 목이 매여 있는 취업준비생을 농락한 대성에너지는 당장이라도 나와 취업응시생들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취업난에 허덕이는 청년들의 고통을 안다면 ‘채용 갑질’은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고 비난을 쏟아냈다.일부 누리꾼들은 SNS 등을 통해 “도시가스 회사가 선교사를 뽑으려다 내팽개쳐버린 것 같다”며 비난하기도 했다.▣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그는 누군인가” 고(故) 김수근 대성그룹 창업회장의 막내아들인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은 △1952년생 △경기고등학교(1971년) △서울대학교 법대 행정학 학사(1975년) △미시간대학교 대학원 법학 석사(MCL) 경영학 석사(MBA)(1981년) △하버드대학교 대학원 국제경제학 Special Student(1984년) △하버드대학교 대학원 신학 석사(M. Div)(1987년) △대한상공회의소 한몽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2000년-현재) △세계에너지협의회(World Energy Council) 부의장(아태지역 담당)(2005-2011년) △서울산업대 에너지환경대학원 명예대학원장(2005년-현재) △한중국제교류재단 자문위원(2011년-현재) △산업통상자원부 제2기 에너지위원회 위원(2012년-현재) △2013 제22차 대구세계에너지총회 조직위원회 대외협력 공동위원장(2013년) △2015 제7차 세계물포럼 조직위원회 부위원장(Co-Chair)(2015년) △세계에너지협의회(World Energy Council) 공동회장(2013-2016년) △세계에너지협의회(World Energy Council) 회장 (2016-2019년 예정) △대성그룹 회장, 대성에너지(주) 대표이사(2000년-현재) 등을 엮임 했다.지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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