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의 안전을 위한 자동차의 불법 주·정차 단속이 전국에서 강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대구에서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14일 오전 10시 53분께 대구시 중구 남산동 남산역 앞 명덕역으로 통하는 인도에는 5대의 차량이 버젓이 인도 위에 올라와 주차돼 있었다. 주차된 차량은 3대의 승용차와 2대의 다인승 차량이었는데 이곳은 남산역에 인도의 폭이 좁혀지는 곳으로 3대의 승용차와 1대의 다인승 차량은 남산역으로 생겨난 공간 안쪽에 주차돼 보행자가 다닐 수 있는 공간이 있었던 반면, 남은 한 대는 인도의 폭이 좁혀지는 곳에 주차돼 아예 인도를 막았다. 이곳을 지나는 보행자들은 어쩔 수 없이 시속 50km 이상으로 달리는 차도에 내몰렸다.대구시 중구 남산동 남문시장 인근에도 불법 주·정차 차량은 쉽게 눈에 띄었다.이들 차량은 대구의 다른 지역보다 넓은 자전거전용도로를 주차장에 차를 세우듯 일렬로 차를 세워 놨다. 자전거 이용자들은 다른 차량이 오지 않는 틈을 타 차도 바깥쪽으로 자전거를 몰거나 일부는 인도로 자전거를 들어 인도로 자전거를 끌었다.일부 상가에 물건을 납품하는 차량들도 자전거도로를 점령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자전거도로와 차량의 폭이 비슷해 아예 자전거도로에 일렬로 차를 세우고 인근 상가에 물건을 납품하는 배달차량도 어렵지 않게 발견됐다.남산동에서 거주하는 김상렬(42)씨는 “중구가 다른 지역보다 자전거도로가 잘 돼있다고는 하는데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법 주·정차 차량에 자전거도로가 아닌 인도를 이용해 타고 다닌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대구시와 중구청은 불법 주·정차를 단속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고 밝혔다.차량에 명함이 없으면 연락하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견인하는데도 제약이 많이 따른다는 게 이유다.대구시 관계자는 “보행자가 안전한 교통질서 확립을 위해 불법 주·정차 단속에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단속을 하면 다른 곳으로 몰고 가 단속을 피한 뒤 단속차량이 지나가면 다시 돌아와 주차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