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각박해지는 인간 사회를 닮아서일까? 요즘 개 사회의 사랑 풍속에서도 ‘낭만’이 많이 줄었다. 실내 사육이 보편화되면서 제 마음에 드는 상대를 개 스스로가 찾는 대신 발정기에 접어든 개는 주인들의 손에 이끌려 애견센터나 번식업장 등지에서 낯 모르는 상대와 즉석에서 인위적인 교배를 하게 된다.개도 이왕이면 잘생긴 상대에게 ‘허락’의 표시로 꼬리를 치켜세워 주지만 인위적인 교배의 경우엔 개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행해지게 된다. 또한 ‘일’을 치르기 전 수캐가 암캐를 혀로 애무하는 등의 극진한 전희 절차도 번거로운 듯 생략해 버리는 게 보통이다.개의 즐거움이나 사랑 편의엔 아랑곳없이 빨리 일 끝내기를 재촉하고 돈이 오간다. 물론 번식의 대가로 돈은 주인이 치르지만, 아무튼 개의 경우에도 성의 상품화가 두드러진다. 하지만 개는 역시 개다. 튼튼한 ‘2세’ 애견과 혈통 보존을 위해서 암캐에게 상대를 선택하도록 마냥 맡겨둘 수는 없다. 개의 낭만을 희생하더라도 주인이 ‘알아서’ 중매를 서주는 게 가장 신중하고 안전한 방법이다.암캐의 교배 시기는 발정 출혈이 시작된 뒤 10-13일 사이가 적당하다. 발정 초기에 딱딱해진 외음부의 부기가 어느 정도 풀리면서 색깔도 거무스름해지는데, 외부 증상으로 판단이 서지 않으면 수의사에게 배란 여부를 검사 의뢰하면 된다.씨내리 개의 혈통이 우수할수록 교배료는 ‘부르는 게 값’이지만 일반 가정용 소형 애완견의 경우 5-10만원 선이고 교배 시간은 5-30분 정도 걸리며 이틀 간격으로 두세 번 교배를 시키더라도 추가 요금이 붙지 않는다.개의 성숙도를 고려해 생후 1-1년6개월 이후(두번째 발정 주기 이후)부터 첫 교배를 시작하더라도 영양 상태가 좋지 않거나 발육 부진, 질병 등이 있을 땐 교배를 삼가야 한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하지 않았을 경우 어미개와 2세의 건강을 책임질 수 없으며, 출산 때 난산으로 개를 괴롭힐 우려가 있다.수캐가 암캐에게 교배를 해주는 게 관례이며 따라서 암캐 주인이 수캐 주인에게 교배료를 지불해야 하고 교배 뒤 임신이 안 돼도 환불해 주지 않는다. 그러나 암캐 주인의 입장을 생각해 두 번째 교배할 땐 처음 교배료의 절반을 받고서 교배를 시켜주곤 한다. 왜냐하면 씨내리개를 주업으로 삼는 프로급 종견은 관리가 철저한 까닭에 불임의 경우, 문제는 암캐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이 밖에도 계속 교배를 해도 임신이 안 될 경우엔 수캐의 정충 검사는 물론 암캐의 건강 검진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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