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6월 8일은 안동·예천 등 북부지역민들이 ‘환호작약’한 날이다.이날 새도청 이전이 안동·예천으로 확정됐기 때문이다. 대구가 광역시로 분리된 뒤 무려 27년간 끌어온 도청이전 문제를 매듭지은 역사적인 날이였다.대구에서 110년 넘게 터를 잡은 경북도청이 산격동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보금자리로 향한다는 부푼 설레임은 경북도민을 ‘축제의 장’으로 만들었다. 문제도 많았다. 도청이전 선정이 의혹투성이라며 대 반발이 일어났다.결국 안동·예천 도청이전 발표 3일만에 당시 상주 지역 이종원 경북도의원이 경북도의회 본회의장에 멍석을 깔고 단식투쟁에 들어갔다.경북도청이전에 탈락한 후보지역의 성난 민심이 노도(怒濤)처럼 거세게 몰아친 셈이다.도청이전을 갈망하며 유치 전쟁에 뛰어들었던 포항, 구미, 경주, 안동·예천, 영천, 상주, 김천, 영주, 칠곡, 군위, 의성 등 11개 시군의 지역민들은 도청이전 평가기준이 ‘엿장수 맘대로’ 였다며 총궐기했다.보다 못한 경북도의회가 진상특별조사위원회를 꾸리고 △경북도청이전을 위한 조례에 규정된 감점 적용실태 등 도청이전 9가지 의혹 파헤친다며 특위조사에 들어갔다.당시 성주 출신 박기진 경북도의원은 “감점 미적용에 대해 박의식 간사가 독단적으로 도 법률자문단에 자문을 받은 것은 분명히 잘못된 일 처리”라고 항거하기도 했다.급기야 경북도의회 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이 재개된지 8일만에 동남권연대가 이규방 경북도청 이전추진위원장 등 16명을 대구지검에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 등으로 고발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참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새도청 이전이었다. 세월이 흘러 민심은 가라앉았고, 새천년을 향한 웅대한 꿈만 남았다.그런데 도청이전이 안동·예천으로 확정된지 7년이 흘렀지만 신도청 이전은 여전히 갈피를 못잡고 겻길로 새고있다.올 연말 안동·예천에 둥지를 트는 꿈의 신도시 경북도청 이전이 물건너갔다.3선의 김관용 경북지사는 도청이전을 ‘호언장담’했지만 미루고 미루고 또 미루는 일만 되풀이 하고있다.도청이전은 북부지역민들의 간절한 바람이다. 그 바람이 7년 세월을 보냈고, 벌써 5번 연기에 실망을 넘어 분노로 이어지고 있다.경북도청 이전은 김관용 지사의 공약이었다. 김 지사는 공약을 지켰다. 허나 공약만 지켰을 뿐 정작 지역민들이 바라는 염원은 이루지 못했다.김관용 경북지사는 지난 22일 약속을 못지켜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내년 2월말까지는 안동·예천으로 도청을 이전하겠다”고 했다. 김 지사의 도청이전 약속 다시 한번 믿어본다,더 이상 허송세월 보내면 안된다. 바라건데 김 지사는 이번 만큼은 도민과의 약속을 꼭 지켜라 경북역사에 빛나는 업적을 남기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