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시철도가 경영 개선을 위해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현재 요금이 운송원가에 턱없이 부족한데다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란 이유에서다. 고령인구가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편인란 것도 요금인상 필요성의 원인으로 적용되고 있다.하지만 반대여론도 거세다. 그간 대구 도시철도 운행과 관련, 나아진 서비스가 없다는 게 이유다.앞서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지난 2일 대구전시컨벤션센터에서 ‘시민 만족과 합리적 경영을 위한 대구도시철도공사 선진화 방안’이란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요금 인상을 포함해 경영합리화 계획을 밝혔다.강연기 대구도시철도공사 경영지원본부장은 “2011년 7월 이후 동결된 대구 도시철도의 요금은 1100원(기본요금 기준)으로 전국 최저 수준”이라며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만큼 이용자 부담 원칙에 따라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강 본부장에 따르면 타 도시 지하철 요금을 보면 수도권은 1250원, 대전과 부산은 단거리와 장거리로 구분해 기본요금을 각각 1250원과 1350원, 1200원과 1400원을 받고 있다. 이들 지하철은 2013년과 2015년 요금을 각각 인상했다. 대구는 거리에 관계없이 요금이 일정한 ‘균일제’를 유지하는 것에 비해, 대전과 부산은 10㎞를 기준으로 요금을 차등화하는 ‘이동구간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장거리 승객의 경우 대구보다 250·300원이나 더 비싼 셈이란 것.특히 현재의 요금 수준에선 승객을 태울수록 적자가 쌓이는 구조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승객 1인당 운송원가는 2153원이지만 평균운임 수입은 31.7% 수준인 682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비용(1471원)은 고스란히 적자가 되는 것이다.노인 무임승차와 버스 무료환승으로 인해 늘어나는 운영비 손실도 요금 인상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무임승차·무료환승 손실금은 지난해 514억원에서 올해는 5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시의 운영비 지원금은 2010년 760억원에서 지난해 990억원으로 증가했고, 올해는 1052억원으로 책정돼 있다.권용수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경영 현실화 차원에서 이미 다른 지역 도시철도에선 요금을 인상했다”며 “대구 요금은 2011년 이후 동결돼 왔기 때문에 시민을 잘 설득한다면 인상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요금 인상에 앞서 수익창출을 위한 자체 노력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다.이수창 경운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대구의 랜드마크로 떠오른 3호선을 통해 수익을 창출함으로써 부채를 줄여야 한다”며 “전동차 내·외부를 활용한 광고, 역사 임대사업, 관광 상품화 등을 다양한 경영합리화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반대여론도 거세다. 도시철도 서비스 운영에 있어 매표창구가 운영됐던 과거와 자동화시스템의 도입에 잉여인력이 남는 현 상황에도 지하철의 서비스 운영은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실제로 도시철도 1·2·3호선 운영에 있어 역무원의 모습은 아침 출·퇴근때 에스컬레이터 등의 안전계도를 하고 있는 모습이 고작이다. 이후 영업마감 때 하는 요금정산이 이들 업무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승강장·대합실의 내부 시설관리도 승객의 신고에만 이뤄질 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용역업체에서 해결하고 있다.대구 달서구 이곡동에 거주하는 최아름(여·27)씨는 “다른 지역의 지하철 요금이 오른다는 것에는 어느정도 이해가 간다. 하지만 대구는 노령인구가 증가하고 있고 젊은층은 모두 일을 위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지역에서처럼 요금인상을 한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매번 모든 역사가 역무원이 보이지 않는 역으로 느껴질 뿐인데 이들의 인건비 등을 위해 요금을 올린다면 대중교통의 이용률은 현저히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