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가 부활한지도 어느덧 강산이 두번 바꿨다.24년전 1991년 4월 지방의회가 구성되면서 지방자치에 힘찬 불씨를 당겼다.문민정부가 들어선 1995년 6월27일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모두 선거로 선출하는 본격적인 지방자치 시대가 열렸다.한국의 지방자치가 시작된 것은 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승만 정부가 시·도의원과 시·읍·면의원을 선출해 지방의회를 구성했을 때다.하지만 이제 막 첫발을 내디딘 지방자치는 1961년 5·16 군사정변이 일어나면서 1960년 선거를 끝으로 폐지됐다.지방자치가 비상의 날개를 퍼득이면서 1998년과 2002년, 2006년, 2010년 지방선거를 치러 지방정부를 꾸렸다. 지난해 7월 선거로 지금의 민선 6기 지방정부가 출범했다.2012년 10월 29일 지방자치의 날이 출범하면서 법정 기념일로 제정됐다. 지방자치의 날은 지방자치에 관한 국민의 관심을 높이고, 그 성과를 공유하는 것이 큰 목적이다.올해는 본격 민선 지방자치가 시행된 지 20년을 맞는 해다. 지방자치는 어느새 우리 삶 곳곳에 뿌리를 내렸다. 더 이상 지방자치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다.장대진 경북도의회 의장은 제3회 지방자치의 날 기념행사에서 “진정한 지방자치를 위해 이론이 아닌 행동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장 의장은 “우리나라의 불행한 지방자치는 실질적 분권 없이 2할 자치라 부르는 비정상적인 지방자치제도에서 비롯됐다”라며 “한국 지방자치의 성년을 맞이하는 지금은 이론적 논의를 반복적으로 답습하는데서 탈피해 그를 타개하기 위한 적극적인 행동이 이뤄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맞는 말이다.하지만 10월29일이 지방자치의 날 이지만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많은 지방자치단체나 지방의회들도 지방자치의 날인지도 몰랐다고 한다.자신의 생일날인지도 모르는데 주민들이야 알 턱이 없다.지방자치의 현주소를 명확히 보여준다. 정치에 대한 젊은 세대들의 무관심은 정쟁과 비리로 얼룩진 정치 혐오로부터 비롯된다. 지방자치에 대한 무관심 역시 마찬가지다. 가뜩이나 견제 장치가 없는 지자체와 지방의회 상당수에서 각종 비리가 근절되고 있지 않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다. 지자체 수장들부터가 잇따라 비리에 연루되는 형국이니 신뢰도 하락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1년에 한 명 꼴로 시장과 군수가 자리를 잃고 있다. 주민들은 지자체 공무원들의 부패와 비리에 고개를 돌린다. 전횡이 무관심을 부르고 무관심이 다시 전횡을 부른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지방자치 부활 20년을 맞았지만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의 예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바로 이런 이유다.말로만 지방정부 살려야 한다고 외치는 꼴이 참으로 가관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