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대멸명(澹臺滅明)은 노나라 무성 사람으로 자를 자우(子羽)라고 했으며 공자보다 39세 연하다. 얼굴이 심하게 얽은 곰보여서 공자에게 처음 가르침을 받으러 왔을 때 공자는 그자 재능이 모자라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가르침을 받은 후 물러 나와서는 수행에 힘썼으며 길을 갈 때에도 지름길로 가는 법이 없었고 공적인 일이 아니라면 경이나 대부와 같은 세도가를 만나는 일이 없었다. 남쪽으로 내려가 강남에 살 때는 따르는 제자가 3백여 명이나 됐는데, 물건을 주고받는 것과 벼슬에 오르고 그만두는 것을 의리에 맞게 하라고 가르침으로써 그의 이름이 제후들에게까지 알려졌다. 재여(宰予)도 춘추 시대 말기 노(魯)나라 사람이다. 공자의 제자로, 언변이 뛰어났다. 일찍이 제(齊)나라에서 벼슬해 임치대부(臨淄大夫)가 됐다. 공자가 재여의 언변이 우아하고 세련돼 그에게 기대를 걸었으나 함께 지내보니 지혜가 그의 말을 따르지 못함을 알았다. 그리하여 공자가 말하길 “나는 용모를 가지고 사람을 판단했다가 재우에게 실수를 했고, 말하는 것으로 사람을 판단했다가 재여에게 실수를 했다”고 했다. 1986년 9월, 나카소네 야스히로 일본 총리의 인종차별적인 발언이 말썽을 일으킨 적이 있다. 자민당 전국 연수회의에 참석, “미국에는 흑인을 비롯해 푸에르토 리코인, 멕시코인 등이 섞여 있어 평균적으로 보면 미국인의 지식수준은 일본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고 한 것이다. 이 발언이 미·일간 외교문제로까지 번지자 부랴부랴 이 망언을 취소하고 사과하는 것으로 간신히 사태를 수습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최근 다사다난한 연말 정국에서 말실수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김 대표는 18일 오전 서울 관악구 삼성동에서 세계 27개국에서 온 영남대 새마을 유학생 40여명, 당 청년위원 50여명과 함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독거노인, 영세가정 등 불우이웃 가정에 직접 연탄 배달에 나섰다. 이날 당 청년위원회와 외국인 유학생 등은 불우이웃 가정 15가구에 연탄 200장씩 3000장을 전달했다. 직접 지게를 지고 각 가정에 30여분간 연탄을 나른 김 대표는 함께 행사에 참석한 나이지리아 출신 유학생에게 웃으며 농담조로 “니는 연탄 색깔하고 얼굴 색깔하고 똑 같네”라고 말을 건넸다.해당 유학생은 영문을 모른채 넘어갔고 행사도 무사히 끝났지만, 김 대표는 자신의 농담성 발언이 오해를 살까 우려해 행사가 끝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장에서 친근감을 표현한다는 게 상처가 될 수 있음을 고려하지 못한 잘못된 발언이었다”며 “즐거운 분위기 속에 함께 대화하며 봉사하는 상황이었지만 상대의 입장을 깊이 고민하지 못했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저의 불찰이다. 마음깊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썼다. 김무성 대표의 말실수는 이번만이 아니다. 너무 잦다. 대표적으로는 임금체불로 고생하는 알바생들에게 “악덕 업주에게 몸 건강할 때 당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고 해 젊은 층의 큰 반발을 겪었다. 세계적 추세인 복지국가론에 대해서는 “복지가 과잉이라 국민이 나태”라는 막말도 했다. 또 출산율 저하가 심각하다며 “나에게 힘이 있다면 아이 많이 낳는 순으로 ‘여성 의원 공천’을 주고 싶다”는 실언도 있다. 그런가 하면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관련해 “역사학자 90%가 좌파”라는 경솔한 주장도 했다. 이에 학계에서는 “90%가 넘으면 편향이 아닌 통설”이라며 되받았다. 또한 노조파업에 대해 “노조의 쇠파이프 파업이 없다면 우리 1인당 국민소득은 이미 3만 달러가 넘었을 것”이라는 극단적 발언을 해 노조들을 격앙시키기도 했다. 정치권이든 보통 사람이든 아무리 옳은 말이라도 해서는 안 될 말이 있는가 하면 그 사람이 해서는 안 될 말이 있고 또 해서는 안 될 때도 있다. 실언이나 망언 수준의 발언이 지속적으로 논란이 된다는 것은 대권을 노리는 거물급 정치인으로서 심각한 문제다. 입이 화를 부른다지 않던가. 입을 병 주둥이 지키듯 잘 지키면 늘 편안한 밤을 맞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