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으로 몰린 두산 베어스와 끝내야 하는 SK 와이번스가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마운드 총력전을 펼칠 전망이다.SK와 두산이 1승 1패씩을 주고받으며 치열하게 진행된 올해 한국시리즈가 적게는 한 경기, 많게는 2경기를 남기고 있다.5차전까지 2승 3패로 밀린 두산은 그야말로 벼랑 끝이다. 3승 2패로 앞서있지만 SK도 내일을 생각할 처지는 아니다. 6차전을 놓치면 눈앞에 뒀던 우승도 날아갈 수 있다.두산과 SK 모두 6차전 선발로 나서는 이용찬과 메릴 켈리가 제 몫을 해주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양 팀 모두 내일을 생각하지 않는 만큼 선발 투수들이 자칫 흔들리면 투수 교체 타이밍을 빠르게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두산은 선발 투수부터 마무리 함덕주까지 어떻게 연결하느냐가 숙제다.올해 정규리그에서 6승 3패 27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2.96을 기록한 함덕주는 한국시리즈에서도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팀이 4-3으로 앞선 8회초 2사 1루 상황에 등판해 1⅓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세이브를 수확했고, 4차전에서는 2-1로 앞선 8회말 선발 조쉬 린드블럼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올라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세이브를 추가했다.하지만 함덕주까지 가는 길목이 문제다. 정규시즌 중 셋업맨 역할을 했던 김강률이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 도중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한 공백이 느껴진다.1차전에서는 5-3으로 앞선 9회초 등판한 이현승이 1이닝 2실점으로 흔들리면서 SK에 승기를 내줬고, 3차전에서 선발 이용찬이 6⅔이닝 4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후 이현승과 박치국, 장원준, 김승회가 차례로 나섰으나 나란히 실점을 기록하며 흐름을 넘겨줬다.5차전에서는 4차전 선발로 낙점됐다 경기가 우천 순연되면서 불펜으로 보직을 바꾼 이영하가 1이닝 1피안타 1볼넷 2실점으로 흔들리면서 아쉬움을 남겼다.김태형 두산 감독은 5차전을 마친 후 “중간에 나가는 선수들이 계속 점수를 준다. 중간 계투진이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며 “어쨌거나 총력전을 해서 잡도록 하겠다”고 예고했다.4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1실점 역투로 두산의 벼랑 끝 탈출을 이끈 조쉬 린드블럼도 한국시리즈 6차전에 불펜 대기가 가능하다는 의사를 드러냈다.SK 마운드 총력전의 키워드는 포스트시즌에서 철벽 계투로 활약하고 있는 김태훈과 앙헬 산체스, 정영일이다.이번 시리즈를 앞두고 SK의 불펜은 두산과 비교해 약점으로 꼽혔지만, 이들이 불펜 고민을 완전히 지웠다.김태훈은 플레이오프부터 ‘미스터 제로’로 활약 중이다. 넥센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3⅓이닝을 던지며 무실점을 기록한 김태훈은 한국시리즈에서는 한층 견고하다. 3경기에서 5⅔이닝을 모두 무실점으로 막으며 1승 2홀드를 챙겼다.특히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는 팀이 0-1로 끌려가던 7회초 등판해 2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생애 첫 한국시리즈 승리도 챙겼다.시즌 막판 구위 저하로 SK에 고민을 안겼던 산체스의 불펜 전환은 성공적이었다.산체스는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3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는 2-1로 앞선 5회말 1사 만루 위기에 등판해 최주환에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맞았지만, 1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재역전의 발판을 놔 승리 투수가 됐다. 5차전에서도 선발 박종훈의 뒤를 이어 6회초 등판해 1이닝 무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8회초 정수빈에 역전 투런포를 허용한 것이 산체스의 올해 가을야구 ‘옥에 티’였다.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2⅔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한 정영일은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도 3⅔이닝을 던지며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팀이 4-1로 앞선 9회초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세이브도 챙겼다.SK도 4차전 선발 투수였던 좌완 에이스 김광현이 불펜에 대기할 가능성이 있다. 김광현은 “마음 같아서는 6차전에도 불펜에 대기하고 싶다. 승부가 7차전까지 가면 무조건 등판할 것”이라고 굳은 의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