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 고시원 화재 참사로 고시원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불 나면 방법 없다” 화마(火魔)가 두렵다.실제 지난 9일 7명(부상 11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종로 관수동 국일 고시원 화재가 전기 난로의 이른바 ‘복사열’ 때문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찰은 난로에서 나온 열기가 좁은 방안의 이불이나 벽지에 전달되면서, 불로 이어졌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쪽방촌과 같은 취약 지역의 화재 우려도 더욱 커지고 있다.고시원은 빈민층 빨아들이는 ‘도심 속 新 판자촌’이라는 말까지 나왔다.제2의 종로 고시원 화재 참사를 막아야 한다는 여론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실제 지난 6월 도시연구소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고시원·고시텔에 거주하는 가구 수는 15만1553가구다. 평균 월세는 32만8000원이다.가구의 평균 소득은 약 180만원으로 국내 전체가구 평균소득(371만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거주자 중 고졸 이하 학력 비중은 32.4%다. 때문에 대구시와 경북도가 고시원을 긴급 점검한다. ▣대구시 379곳 점검대구지역 고시원이 긴급 안전점검을 받는다. 대구소방안전본부는 오는 23일까지 대구지역 379곳의 고시원에 대한 소방특별조사를 한다. 조사에서 고시원의 스프링클러 설치 여부를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벌집(쪽방)형 고시원 28곳은 정밀 점검에 들어간다.이 중 18곳은 스프링클러가 없는 것으로 파악, 대구시 긴급 예산으로 임시 설치한다. △소방시설·피난통로 유지관리 상태 △화재위험·인명피해 우려 요소 △화기취급 여부 등도 면밀히 점검한다. 조사과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되면 현장 시정조치와 함께 지도 활동을 한다. 고시원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현장 훈련·교육을 진행하는 한편 겨울철 화재 취약지역 안전사고 예방 활동도 곁들인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12일 시 간부들과의 차 마시는 시간에서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와 밀양 병원 화재 당시에도 다중이용시설을 점검한다고 했는데, 고시원의 경우 아직도 스프링클러가 설치 안 된 곳이 있는 것 같다”며 “고시원 등 다중이용시설을 빠뜨리지 않고 철저히 점검해 달라”고 당부했다. ▣경북도 93곳 안전 감찰경북도가 15일부터 내년 2월말까지 도내 고시원 93곳을 대상으로 안전감찰·점검에 나선다.도는 고시원이 다중이용시설로 대부분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판단하고 안전감찰팀에서 주도적으로 전수조사한다.감찰·점검내용은 △소화기, 간이 스프링클러, 화재탐지장비 등 설치 유무 △ 완강기, 비상구 등 설치 유무 △피난경로 장애물 적치 여부 △불법 증축 건축물 및 주요 구조부 균열 유무 △내장재 방염, 불연재료 사용여부 등이다. 점검결과 문제점이 발견되면 관련법에 따라 시정 조치한다.스프링클러 의무화 등 법 적용에서 벗어난 노후건물에 대해서는 소방안전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계도 및 지도한다.도 안전감찰팀은 지난 9월 1일 신설된 조직이다. 현재까지 도내 짚라인, 야영장 및 펜션, 고압가스 등 조사·감찰응 넘어 각종 사고 위험요소가 있는 현장을 수시 점검하고 있다.김남일 경북도 재난안전실장은 “지금까지의 형식적인 점검에서 벗어나, 치밀한 예방감찰을 강화, 더 이상 대형 참사가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그는 “고시원 등 다중이용시설 관계자들도 유비무환의 정신으로 안전 불감증에서 벗어나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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