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물은 농민의 생명줄이다. 낙동강 물빠지는 날은 농민 피 빠지는 날이다.농심(農心)이 분노를 넘어 마침내 폭발했다.정부가 4대강 보 처리방안 마련을 위해 전국 16개 보 중 13개 보 개방에 나선 탓이다.농민들이 곡괭이와 삽 대신 머리에 붉은띠를 매고 낙동강 구미보 개방 반대를 요구하는 항거가 거세다.정부는 낙동강에서 구미보와 함께 낙단보와 상주보도 개방하기로 했으나 농민들의 반발로 보류하고 있다. 한국농업경영인 구미시연합회와 구미시 농촌지도자회 등 구미지역 14개 농민단체는 10일 구미시 선산시장 복개천 주차장에서 구미보 개방 반대 집회를 가졌다. 이날 한국농업경영인 구미시연합회 측은 집회에 3000여 명가량의 농민이 참가했다. 정병연 한국농업경영인 구미시연합회장은 “구미보가 개방되면 딸기, 상추 등 시설 하우스와 양파, 마늘 같은 노지 농사에 심각한 가뭄 피해를 준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구미보가 생긴 이후 농사철 가뭄 때마다 벌어졌던 ‘물과의 전쟁’이 사라질 정도로 큰 도움을 받고 있다. 관리수위(32.5m)에서 2m만 내려가도 양수장 취수구가 모두 드러나고 수위가 8m 내려가면 지하수마저 사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구미보를 관리수위에서 7m 낮은 25.5m로 낮출 방침이다. 구미보의 물은 선산읍과 도계·옥성·무을·해평면 등 구미 5개 지역 8000여 농가에서 이용하고 있다. 농민들도 “환경부 설명회에서 구미보 일대는 하류 지역에 있는 낙동강 다른 보와 달리, 녹조의 영향이 거의 없어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는데도 보를 개방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부는 지난 10월부터 농민들을 상대로 수시로 보 개방 설명회를 갖고 있다.환경부는 4대강 보의 수질 변화를 살피기 위해 지난 10월부터 한강 이포보 등 전국 16개 보 가운데 13개에 대해 잇따라 개방하고 있다.구미보와 의성군 낙단보, 상주시 상주보 등 3개 보는 농민 반대로 보류한 상태다.낙단보와 상주보도 지역 농민들이 농업용수·지하수 부족과 취수시설 피해 등을 이유로 개방에 반대하고 있다.정부는 낙동강의 이들 보를 개방해 자연성 회복을 조사하고 이 결과를 토대로 공청회 등 여론 수렴을 거쳐 내년 말 국가물관리위원회를 통해 보 처리방안을 최종 결정한다. 이미 개방 중인 영산강과 금강 5개 보는 올해 말 처리 방안이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