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은 ‘아이들이 게임에 빠져 있어 고민’이라지만 실제로는 게임을 가장한 불법 도박에 빠진 청소년이 많습니다”대구시 중구 대신동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대구센터에서 11일 열린 도박중독예방 간담회에서 만난 김태영(가명·40대)씨가 “스마트폰에 익숙한 청소년들은 인터넷 도박에 중독되기 쉽다”면서 “특히 친구에게 많은 영향을 받는 시기라 중독 현상이 빠르게 퍼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씨의 아들인 김재영(가명·17)군은 중학교 2학년 무렵 도박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피시방에서 만난 동네 형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며 인터넷 도박을 권하면서다. 김군의 도박 중독은 불법 스포츠 배팅과 홀짝 게임으로 7000만원을 딴 뒤 더욱 심해졌다.김군은 도박자금을 마련하고자 중고물품거래 사기에 이어 대출까지 받았다. 결국 수천만원의 빚을 감당하지 못한 김군은 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현재 센터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대구지역 청소년의 도박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찬대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구에서 도박 혐의로 검거된 청소년(만 14~18세)은 최근 5년(2013~2017년)간 모두 19명이다.연도별로는 2013년 1명, 2014년 8명, 2015년 3명, 2016년 3명, 2017년 4명이다.청소년 도박 중독을 예방하고자 센터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등을 찾아 총 270회의 교육을 했다.대구의 경우 윤영애 시의원이 ‘대구교육청 학생 도박 예방교육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해 지난 10월 가결했다. 내년부터 교육현장에서는 청소년 도박 예방교육을 의무화해야 한다. 김난희 센터장은 “뇌가 충분히 성숙하기 전 단계에 있는 청소년들의 도박문제는 2차 범죄로 이어지는 등의 폐해가 따른다”면서 “국번 없이 1336으로 전화하면 365일 24시간 상담받을 수 있다”고 했다. 센터는 2014년에 개소한 후 도박 예방교육과 재활치료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도박 중독자 치유재활, 사례관리, 집단상담 치료, 지역사회 연계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센터는 현재까지 전화와 방문 상담을 포함한 2569건의 도박 중독자 재활을 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