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대구마약퇴치운동본부에서 만난 30대 여성 A씨는 최근 재활교육 등을 받으며 마약을 끊고 건강한 삶을 되찾았다.A씨는 “남자친구와 이별 후 지인을 통해 소개받은 남자가 약을 권했다”며 “평소 우울함이 심했던 터여서 ‘기분이 좋아진다’는 말에 넘어가 주사를 맞았고 나중에 알고 보니 마약이었다”고 처음 마약을 접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또한 “처음 약을 접한 후 계속적으로 약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며 “외롭고 마음적으로 힘들어 나도 모르게 약에 의존하게 됐다”고 덧붙였다.최근 클럽 ‘버닝썬’ 사건 이후 마약의 위험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 등의 대대적인 단속에도 불구 마약관련 범죄는 줄고 있지 않다.이에 경찰 등이 마약관련 범죄를 줄이기 위해 단속을 강화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구·경북지방경찰청은 매년 3-4월을 마약류 사범 특별 단속기간으로 정하고 집중 단속을 벌이고 있다. 여름철(4월-7월)에는 양귀비, 대마 등 마약류 식물 불법 재배 등에 대한 특별 단속을 진행한다.마약수사대와 사이버안전과는 온라인 마약 유통 합동대응 및 마약퇴치운동본부 등 유관 기관과의 마약근절 캠페인 등을 시행 중이다.하지만 이 같은 경찰의 노력에도 불구, 대구와 경북의 마약사범은 최근 5년간 각각 33.8%(대구), 35.7%(경북) 증가했다. 마약사범의 증가 요인은 일명 ‘물뽕’으로 불리는 GHB(감마하이드록시낙산) 등 향정신성 의약품 유통 증가와 SNS를 이용한 유통 경로 다양화 등 때문이다. 특히 대구·경북경찰은 2011년부터 매년 4-6월을 마약류 투약자 특별자수기간으로 운영 중이다.그러나 대구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특별자수기간 내 자수한 투약자가 9명, 같은 기간 경북은 단 한 명도 없다. 경찰 관계자는 “먀약범죄는 신고가 아닌 수사를 통해 검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수사에 어려움이 있다”며 “오는 5월 24일까지 마약류 범죄 집중단속 기간을 운영해 클럽 등 다중 출입장소 내 마약류 유통·투약 등의 단속에 나설 예정이다”고 말했다.이에 대학교수 등 전문가들은 마약관련 범죄를 줄이기 위해 특정 기간에만 이뤄지는 보여주기식 단속이 아닌 일상적인 점검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와 함께 클럽 ‘버닝썬’ 사태에서 확인할 수 있듯 투약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숙박업소나 나이트클럽, 클럽 등 유흥가를 대상으로 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구한의대 경찰행정학과 박동균 교수는 “온라인을 통한 마약 유통 등 과거와 달라진 체계를 경찰이 확실히 파악해야 한다”며 “마약은 각종 강력 범죄로 이어지기 쉬운 만큼 무관용 원칙으로 철저히 단속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향이 대구마약퇴치운동본부장은 “투약자들은 처벌을 받지 않는다고 해도 경찰 신고에 심리적인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비밀유지를 보장받으며 상담할 수 있는 전문 기관의 역할도 필요한 이유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