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의 새 원내대표에 오신환(48·재선·서울 관악구을) 의원이 선출됐다.오신환 의원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재석의원 24중 과반 의원의 표를 얻어 양자 대결을 펼쳤던 김성식(61·재선·서울 관악구갑) 의원을 꺾고 신임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원내대표 임기는 1년이다.이날 의총에는 총 28명의 바른미래당 의원 중 당 노선을 거부하고 실질적으로 민주평화당에서 활동해 당원권이 정지된 박주현·이상돈·장정숙 등 비례대표 3인방과 당 활동을 하지 않는 박선숙 의원이 불참했다.오 신임 원내대표는 4·3보궐선거 참패에 따른 후유증을 추스리고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극심해진 계파 간 갈등을 봉합, 당내 통합과 더불어 내년 총선에서 제3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높여야하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바른정당 출신으로 바른미래당의 새 원내사령탑에 오른 오신환 원내대표가 ‘한 지붕 두 가족’인 국민의당계의 수적 우세를 뛰어 넘고 원내 지휘봉을 잡았다. 하지만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당원권이 정지되거나 당 활동을 하지 않는 의원을 제외한 재적의원 24명 중 바른정당계는 8명으로, 국민의당계에 비해 수적으로 크게 부족하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바른미래당의 한 의원은 “바른정당계 의원들 외에 안철수계 의원 6~7명까지 합쳐 아마 15명에다가 추가로 1~2명이 더 오 원내대표를 지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이러한 예상 밖 압승으로 원내 수장 자리에 오른 오 원내대표가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로 우선 당내 통합을 들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출신 탈당파들이 중도를 표방하며 창당한 바른미래당은 지향하는 이념이 명확하지 않은데다, 당이 추구하는 노선도 불분명하다보니 남북문제나 선거제 개편 등과 같이 민감한 현안마다 끊임없이 내홍에 시달렸다. 당 내에 잠재된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게 원내사령탑으로서 오 원내대표의 능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수 있다. 우선 `동물국회`라는 오명을 들을 만큼 극심한 물리적 충돌과 갈등을 빚었던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계파 간 깊어진 갈등의 골을 우선적으로 메워야 한다. 일차적으로 계파 갈등을 먼저 해결하지 못한다면 4·3 보궐선거 참패의 충격을 딛고 내년 총선에서 제3정당으로서 존재감을 높여야 하는 다음 과제도 풀기 힘들 수 밖에 없다. 유승민 전 대표를 구심점으로 둔 바른정당계와 상대적으로 진보 색채인 국민의당계 간 반목이 지속된다면 총선이 다가올수록 공천권을 둘러싼 당내 분란도 한층 가열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총선을 앞두고 치러지는 원내대표 경선은 공천권을 쟁탈하기 위한 계파 대리전의 성격이 짙어 총선이 화두로 떠오른다. 민주당의 경우 이인영 원내대표의 당선은 친문(親文·친문재인) 체제로는 내년 총선 압승이 어렵다는 비문(非文·비문재인) 의원들의 위기감과 결집에 기인한 측면이 있다. 한국당에서 나경원 원내대표 당선은 비박계·복당파에 대한 친박계의 견제심리 못지 않게 내년 총선에서 인지도가 우월한 원내대표를 앞세우는 게 득표 전략에 유리할 것이라는 대다수 한국당 의원들의 판단이 한 몫했다. 반면 바른미래당의 원내대표 경선은 공천권보다는 당권을 잡기 위한 목적이 더 큰 측면이 있다. 이는 지난 번 의총에서 자강을 결의하고 내년 총선에서 ‘기호 3번’을 달고 출마하기로 결의한 것과 달리, 여전히 의원들 사이에서는 당이 나아갈 진로를 놓고 의구심과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속내를 반증한다. 연극배우 출신으로 다른 의원들에 비해 ‘배지’에 욕심이 없던 오 원내대표가 고심 끝에 출마해 역설적으로 원내 지휘봉을 잡은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오 원내대표는 “당이 굉장히 절박함을 갖고 있다”며 “저는 아마 통합과정에서 국민의당과 가장 소통한 사람 아닌가. 제가 당선됨으로써 우리 당에 국민의당계, 바른미래당계는 없어졌다고 생각한다. 반드시 제가 바른미래당계로 화합하고 자강하고 개혁해서 내년 총선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당의 공동 창업주인 유승민·안철수 전 대표의 역할에 대해서는 “지방선거에서 일부 갈등이 있긴 했지만 유승민 대표와 안철수 대표 두 분이 이 당을 창당한 창업주로서 책임감이 그 이전보다 훨씬 커졌다고 생각한다”며 “구성원들과 함께 논의해서 그것이 제대로 우리 당의 모습으로 발현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가겠다"고 언급했다.보수 성향인 바른정당계의 오 원내대표가 원내 지도부의 중심에 선 만큼 한국당과의 연대나 통합 가능성도 총선이 다가올수록 지속적으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오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개혁보수로서 정체성을 재확립하지 않을 경우 ‘친정’으로의 복당이나 통합·연대는 불가능하다고 선을 긋고 있다. 다만 선거법·공수처법 패스트트랙 저지 과정에서 바른정당계 의원들이 한국당과 긴밀한 공조를 보인 것처럼 특정 사안이나 정책에서 한국당과 연대를 강화할 경우 자칫 보수대통합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비쳐져 잡음이 흘러나올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