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을 떠나기로 결심한 이상화(30)가 눈물의 은퇴를 했다. 16일 오후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은퇴식을 열었다.자신의 4번째 올림픽인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여자 500m 은메달을 딴 이상화는 2018~2019시즌 대회에 한 차례도 출전하지 않았고, 은퇴를 결심했다.이날 은퇴식에서는 이상화의 현역 시절 모습이 담긴 영상이 상영된 뒤 대한빙상경기연맹에서 공로패를 전달했다. 이상화는 준비한 인사말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목이 메어 좀처럼 말을 잇지 못했다. 몸 상태가 따라주지 않아 빙판을 떠나야 한다는 아쉬움의 눈물이었다. 먼저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이상화입니다”라고 소개했다.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라고 소개할 수 있는 것은 마지막이 될 터였다. 목이 메어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 이상화는 “하고 싶은 말을 어떻게 잘 정리해서 말해야할지 며칠 동안 고민했다. 너무 떨리고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것 같아 간략하게 준비했다”며 힘겹게 말을 이었다. “열다섯살 때 처음 국가대표 선수가 되던 날이 생생히 기억난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막내로 출전해 정신없이 빙판에서 넘어지지 말고 최선을 다하자고 했는데 벌써 17년이 지났다. 선수로 뛰기에 많은 나이가 됐다”고 했다. “17년 전 비록 어린 나이였지만, 개인적으로 이루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세계선수권대회 우승과 올림픽 금메달, 세계신기록 보유였다”며 “해야한다는,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달려왔다”고 돌아봤다.이상화는 “목표를 다 이룬 후에도 국가대표로서 국민 여러분께 받은 사랑에 좋은 모습으로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도전을 이어갔다. 하지만 의지와는 다르게 항상 무릎이 문제였다. 마음과 다르게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며 “수술을 통해 해결하려고 했지만, 수술을 하면 선수로 뛸 수 없다고 했다. 힘든 재활과 약물 치료로 싸움을 계속 했지만 제 몸은 원하는대로 따라주지 않았고, 스케이트 경기를 위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지 못해 자신에 대해 실망했다”고 은퇴를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최고에 있을 때 내려오고 싶었다는 이상화는 “국민들이 더 좋은 모습으로 기억해 줄 수 있는 위치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싶었다. 항상 ‘빙속 여제’라 불러주시던 최고의 모습만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청했다.또 “’살아있는 전설’로 기억되고 싶다. 노력하고, 안 되는 것을 되게 하는 선수”라고 기억해줬으면 좋겠다면서 “욕심이지만 영원히 안 깨졌으면 좋겠다. 하지만 기록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다. 언젠가 깨지겠지만 1년 정도는 유지됐으면 좋겠다”고 털어놓았다.아직 미래에 대해 깊게 고민하지 않았다. “은퇴함으로써 스피드스케이팅이 비인기 종목으로 사라지지 않았으면 한다. 후배들을 위해서 지도자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생각을 정리해봐야 할 것 같다”며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 때 해설자나 코치로 가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