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17일 국회를 찾아 여야 5당 원내대표를 차례로 예방하고, 조속한 국회 정상화를 위한 ‘쓴소리’와 함께 경제 활성화 관련 법안의 처리를 당부했다.박 회장은 이날 오후 가장 먼저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예방했다. 박 회장은 이 자리에서 두 달 넘게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국회 정상화 과정에 대해 안타까움과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각 당의 생각 속에 국민과 국가가 없을 수 있겠느냐. (여야) 모두가 옳다고 믿는 일과 주장을 하고 있다고 본다”며 “그러나 우리 모두가 인정해야 하는 건 살아가기 팍팍함은 기업이나 국민 모두 마찬가지라는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오랜 세월에 걸쳐 (기업과 국민이) 서서히 골병들어가고 있다”며 “정치가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이것은 여야 어느 한 쪽의 승패로는 결론나지 않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정치가 기업과 국민의 살림살이를 붙들어 주셔야 저희가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며 “이제 서로 대화하고 조금씩 양보해서 저희가 처한 경제 현실을 붙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이에 이 원내대표는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국회가 오래 멈춰 서 있어 중요한 경제 활성화 법안을 처리하지 못한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야당이 국회로 돌아와 함께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또 “민주당은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가운데 자유롭고 발전적인 경제 활성화 환경을 조성하겠다”며 “기업과 국민이 함께 성장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대한상의와 앞으로 긴밀히 협력하고 소통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박 회장은 이날 이 원내대표에게 경제 활성화 관련 법안이 담긴 책자 ‘의원님께 드리는 상의 리포트’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어 이 원내대표와 10분여간 비공개 면담을 진행한 뒤 다른 야당 원내대표들을 차례로 찾았다. 박 회장은 자유한국당 나경원·정의당 윤소하·민주평화당 유성엽·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도 위기에 직면한 국내 경제 상황을 환기하며 국회 정상화를 위한 여야의 양보를 거듭 촉구했다.다만 나 원내대표는 국회 파행의 책임을 여당의 탓으로 돌렸다. 그는 “사실 어떠한 타협과 양보도 없다는 여당의 자세는 굉장히 어렵다”며 “특히 추경은 또 빚내서 돈 나눠주는 기조를 고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어 “저희도 여당과 계속 협상하고 있는 와중인데 오늘 보니까 여당이 사실상 협상 결렬을 선언하는 수순”이라며 “어쨌든 우리도 정말 국민을 위한 국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국회 정상화를 촉구하며 로텐더홀에서 농성 중인 윤소하 원내대표는 “좋은 자리로 모셔야 하는데 농성 자리에 오셨다”며 미안함을 전하기도 했다. 유성엽 원내대표도 “국회가 석 달 가까이 공전 상태여서 대단히 송구스럽다”고 했다.오신환 원내대표 역시 “얼마나 국회가 제 역할을 못하면 (박 회장께서) 5당 원내대표들을 만나 하소연 하시겠냐”며 “하루 빨리 국회를 정상화하고 관련 법안을 통과시켜 우리 경제가 활력을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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