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북구 침산동 경상여고 강당에서 원인 미상의 가스를 흡입해 학생과 교직원 등 74명이 치료를 받은 가스누출 사고의 원인은 학교 과학실의 부실한 관리가 문제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대구안실련)은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악취가 제한적 공간인 경상여고 내 강당 2층에서 발생한 것은 공장에서 배출된 오염원보다는 학교 자체에서 발생한 유해물질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 온 뒤 흐리고 저기압인 상태였던 사고 당일, 과학실에서 발생 된 고농도의 유해물질이 강당 1층 에어컨 가동으로 공기보다 가벼운 악취 원인 물질 등이 2층 강당 쪽으로 기류가 올라가 악취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사고원인에 관해 설명했다.안실련에 따르면 과학실 내 폐시약이 장기간 보관상태로 백화현상 등 악취 발생 심했고 국소 배기시설, 약품 정화용 방지시설 등은 미설치 된 것으로 조사됐다.학교 및 주변에는 인근 공장에서 발생 된 미량 농도의 악취가 상시 발생해 기류 확산에 의한 학교 주변 및 강당 등에 노출된 상태였다. 폐 시약장 배기구는 남쪽 창문 외부로 노출돼 강당 창문 쪽으로 유입될 수 있고 과학실 환기구도 복도 쪽으로 설치, 약품 냄새 발생 시 강당으로 유입 가능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시 조사위원회는 지난 9월 6일부터 15일까지 세 차례 강당 내부 3곳, 강당 외부 1곳에서 시료 포집을 진행, 악취 물질 22종을 포함한 휘발성 유기물질을 분석했다.분석결과 아세트알데하이드(Acetaldehyde) 302ppb, 아세토나이트릴(Acetonitrile) 884ppb, 에탄올(Ethanol) 1105.8ppb 등이 학교 강당과 과학실에서 고농도로 검출됐다.국립환경연구원의 조사결과에서는 벤젠(Benzene) 평균농도가 학교 내부에서는 낮았지만, 공단지역에서는 1.6~9.7배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환경공단에서 실시한 조사에서는 졸음, 현기증, 두통, 어지러움 등을 유발하는 메틸렌 클로라이드(Methylene Chloride)가 학교 내 과학실에서 13.704ppb 검출됐다.대구 안실련 관계자는 “대구시 조사위원회는 합리적이고 과학적 체계에 의한 분석 절차도 없이 활동이 종료됐다. 조사위원 간 악취 발생원인의 견해도 서로 달랐다”며 “대구시 조사위원회 위원 활동 참여로 인해 자체 조사발표를 미뤘지만 시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대구 안실련 자체 조사결과를 공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이어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인 초·중·고 과학실에 대한 안전관리 기준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며 “대구지역 내 학교 과학실 안전관리 실태 전수 조사와 점검을 시행, 결과를 공개해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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