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100주년을 맞이하는 대구상원고등학교는 역사 현장에 함께한 대상(대구상고, 대구상원고 공통 약자) 선배들의 민족 정신을 후배 졸업생들에게 알리는 특별한 졸업식을 지난달 31일 개최했다.
이날 졸업식은 303명의 졸업생과 총동창회 동문, 교직원, 재학생, 졸업생 학부모가 참석한 가운데 대구상원고 태극단을 소재로 한 대구시립극단 뮤지컬 ‘태극단’(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공연된 뮤지컬) 시청을 시작으로 진행됐다.
이날 졸업식에서 선배 졸업생들이 국난때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항거정신과 호국정신을 실은 자료를 함께 살펴보고 알아가는 시간도 가졌다.
일제 강점기인 1927년 장원수(4회 졸업생)는 사회과학 연구를 목적으로 한 신우동맹 등에 참가하여 동맹 휴학, 야학 강연을 통해 조선인과 일본인 학생 차별 대우를 배척했다.
1931년에는 ‘충무공 위토’보존을 위해 대구상업학교(대구상원고 옛이름) 전교생들이 성금을 보아 동아일보에 기부하기도 했다.
1938년 한지성(4회 졸업생)은 광복군 인면전구공작대 대장으로서 대원 8명과 함께 인도-미얀마 전선에서 독립운동을 펼치며 일제에 항거했으며, 1942년에는 일제강점기 조국 독립에 헌신하기 위해 재학생들이 모여 비밀항일단체인 태극단을 결성하기도 했다.
해방 이후인 1950년 6.25전쟁에는 군번 없는 학도병으로 참전했으며, 1960년에는 독재정권에 대항한 2.28민주화운동에 참여했다.
교장과 담임교사는 졸업생들을 한 명, 한 명 소개와 함께 직접 졸업장을 수여하고, 총동창회장과 학교운영위원장의 축사 등 교육공동체 전체의 축하 속에서 민족의 혼을 알리는 뜻 깊은 졸업식을 마무리했다.
졸업생 A군은 “입학할 당시 코로나로 인해 입학식도 제대로 하지 못해 역사가 오래된 학교로만 알고 있었지만 이번 졸업식을 통해 나라와 민족을 위해 헌신하신 선배님들의 민족정신을 알게 돼 대구상원고 졸업생임에 자긍심을 갖게 됐다”며 자부심을 드러냇다.
대구상원고 유진권 교장은 “민족의 혼이 살아있는 대구상원고의 졸업생임에 자부심을 품고 우리나라의 훌륭한 인재로 제 역할을 충실히 했으면 한다. 또한, 이러한 민족정신을 계승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