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을 헤쳐나가야 하는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회` 앞길에 난제가 쌓여있다. 당 통합과 쇄신을 해야 할 뿐 아니라 탄핵의 강을 건너고 비상계엄의 늪에서도 빠져나와야 한다. 권영세 비대위원장-권성동 원내대표 투톱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25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권 비대위원장은 오는 26일 상임전국위원회와 30일 전국위원회를 거쳐 공식 임명될 예정이다.권 위원장은 전국위 의결 전까지 최대한 공식 행보를 자제하고, 공식 임명된 30일 이후부터 지도부 구성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인선을 위한 물밑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비대위는 15명 이내로 구성된다. 권 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등을 제외하면 가장 급한 인선은 당 살림을 책임지는 사무총장 자리다. 김 정책위의장의 경우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으나 유임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분위기다.사무총장은 4선 이상 중진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권 위원장 지명 과정에서 `도로친윤당`이라는 비판이 나왔던 만큼 계파별 배분을 고려할 가능성도 있다. 범친윤계 중진들로만 지도부를 꾸리면 당 통합과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탓이다.권 위원장은 비교적 계파색이 옅다는 평가를 받지만, 범친윤계로 분류할 수 있다. 실제 당내에서는 여전히 비윤(비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이 지도부를 향해 날 선 목소리를 내는 중이다.조경태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 인선과 관련된 질문에 "대통령과 철저하게 분리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며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정당 이미지를 반드시 벗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한 친한계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당연히 친한계도 비대위원으로 넣어야 한다"며 "생각이 다른 분들이 많았지만, 궁극적으로는 단일대오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한 국민의힘 당직자는 통화에서 "`도로 친윤당`으로 가서는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건 맞다"며 "비대위 구성을 한쪽 색채로만 가서는 쉽지 않다"고 했다.비대위가 어려운 상황에서 새로 출범하는 만큼 권 위원장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기류도 읽힌다. 당 통합과 쇄신을 위해서는 일단 한목소리를 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통화에서 "일단 당을 수습하고 통합해야 한다. 그래야 쇄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권 위원장과 권 원내대표가 호흡을 맞춰서 비대위원 인선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국민의힘은 지도부 출범 이후 비상계엄 사태 등에 대한 대국민사과를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권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에 관한 질문에 "국민들의 마음이 풀릴 때까지 사과가 필요하다면 계속해서 사과드릴 계획"이라고 답했다.비대위원 인선과 관련해서는 "지금 친윤, 친한을 나누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당은 지금 완전히 최악이고 비상 상황을 헤쳐나가야 하는 마당에 계파는 무의미하다"며 "단일대오가 돼야 어려운 환경을 헤쳐나갈 수 있다"고 했다.조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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