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칠곡으로 시집온 양은희(36)씨가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마르지 않았다.
지난달 28일 칠곡군과 칠곡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군청 강당에 조촐한 잔치를 마련했다.
넉넉하지 못한 가정형편 상 친정부모와 왕래가 어려웠다. 꿈속에서만 그리워했다. 베갯닢속 깊이 눈물속에 묻어 두었던 그리움, 친정 엄마를 드디어 만났다.
결혼이민여성의 친정 아버지와 어머니를 모신 초청 환영행사이다.
양씨가 무대 앞으로 걸어 나왔다. 보고 싶었던 어머니에게 쓴 편지를 꺼내 한자 한자 읽어 내려갔다.
"언제나 딸 걱정뿐이셨던 엄마에게 낯선 땅 한국에서 잘 사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늦게나마 그런 모습을 보여주게 돼 기쁩니다. 엄마를 초청할 수 있게 도와 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양씨 친정엄마와 참석자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날 행사에는 4개국 6가정의 친정부모와 가족이 초청됐다.
내달 4일까지 7박8일 일정으로 중국 2가정, 베트남 2가정, 태국과 몽골 1가정이 초청을 받았다.
이날 친정부모의 방문을 환영하는 축하공연과 기념품 전달, 편지 낭독, 카네이션 달아드리기, 다과회가 마련됐다.
칠곡군 관계자들도 친정부모와 다문화가족, 시부모의 감동적인 만남을 조용히 지켜봤다.
백선기 군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의 문화를 인정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이라며 "부부의 인연은 하늘이 맺어준다. 소중한 만큼 아끼면서 잘 살기 바란다"고 위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