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랭킹 1위 이세돌(30) 9단이 삼성화재배 2연패 및 통산 5회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 오는 9일 중국 쑤저우(蘇洲)로 향한다.
201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총상금 규모 8억원·우승상금 3억원)의 결승 3번기가 10~12일 쑤저우 신라호텔 특별대국실에서 펼쳐진다. 결승 3번기에서 이 9단과 맞설 상대는 중국랭킹 11위 탕웨이싱(20·唐韋星) 3단이다.
이 9단과 탕 3단은 지난 11월17일 끝난 준결승 3번기에서 나란히 2-1로 역전승하며 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이 9단은 본선 16강에서 중국의 천야오예(24·陳耀燁) 9단, 8강에서 추쥔(31·邱峻) 9단을 물리친 뒤 준결승에서 중국의 우광야(23·?光亞) 6단 역시 침몰시켰다.
지난해 11월 제1회 바이링(百靈)배 세계바둑오픈전 4강에 오르며 한국 바둑팬들에게도 이름을 알린 탕 3단은 올 7월 끝난 2013 인천실내무도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삼성화재배에서는 통합예선에서 5연승을 거두며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본선에 올랐다. 본선에서 한국의 박영훈 9단과 김지석 9단을 연파한 뒤 스웨(22·時越) 9단마저 무너뜨렸다.
이 9단과 탕 3단은 이번이 첫 맞대결이다. 객관적인 전력만 놓고 보면 세계대회 16회 우승 경력의 이 9단과 처음 세계대회 결승에 오른 탕 3단은 비교대상도 아니다.
그러나 중국의 `90후 세대`이 대표주자 중 한 사람인 탕 3단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은데다 이 9단의 어깨에는 `한국의 올해 첫 세계대회 개인전 우승`이라는 부담까지 얹혀져 있기 때문에 이 9단으로서는 오히려 쉽지 않은 게임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한국은 올해 5차례 세계대회(바이링배·LG배·응씨배·춘란배·TV아시아선수권전)의 개인전에서 단 1회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1988년 세계대회가 창설된 이후 총 120차례 중 68회 우승(여자대회 제외)한 한국은 특히 1996년부터 2012년까지는 매년 1회 이상씩 17년 동안 우승을 이어온 바 있어 삼성화재배에서 우승에 실패할 경우 연속 우승의 대기록이 중단될 위기에 처해 있다.
이 9단은 지난 대회 결승에서 중국의 구리(39·古力) 9단에 두 번의 반집승 끝에 2-1로 승리, 이 대회에서 네 번째 우승을 거두며 대회 최다 우승 기록을 작성했다. 이 대회의 국가별 우승 횟수는 한국이 11회로 가장 많고. 중국이 4회, 일본이 2회로 뒤를 따르고 있다.
이 9단은 개인적으로도 통산 17번째 세계대회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이 대회의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에 1분 초읽기 5회씩이다. 결승 3번기는 KBS 1TV에서 이날 오후 1시부터 생방송된다.
한편 군부대 바둑 보급을 지원하기 위해 본선부터 한국 기사가 승리할 때마다 일정액(1집당 1만원·불계승 30만원)을 적립한 결과, 준결승까지 지원금 545만원이 쌓였다. 지원금은 결승 3번기까지의 결과를 합산, 23일 경기 남양주의 육군 보병 제75사단에 바둑용품 형태로 전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