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던 박지성(32·에인트호벤)이 소속팀 경기에 복귀했지만 팀은 더이상 예전의 모습이 아니었다.
망가질 대로 망가진 에인트호벤은 경험 많은 박지성을 내세우고도 고질적인 수비불안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박지성의 시름이 늘어나게 됐다.
에인트호벤은 8일 오전 4시45분(한국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벤의 필립스 슈타디온에서 열린 2013~2014 네덜란드 프로축구 에레디비지에 16라운드 비테세 에른헴과의 홈 경기에서 2-6으로 대패했다.
지난 9월29일 AZ알크마르전(1-2 패)에서 상대 빅토르 엘름에게 왼 발목 부위를 밟혀 그라운드를 떠났던 박지성은 71일 만에 복귀했다.
홈 팬들 앞에서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박지성은 복귀전의 감흥을 느낄 새도 없었다. 개인의 감정보다는 팀의 회생이라는 마음의 짐을 먼저 안게 됐다.
박지성이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서 에인트호벤의 성적은 곤두박질 쳤다. 선두를 달리던 에인트호벤은 현재 5승5무6패(승점 20)로 10위까지 떨어졌다.
박지성의 부상 전 4승3무(승점 15)로 선두를 유지했던 에인트호벤은 지난 9월29일 박지성이 부상을 당했던 AZ알크마르전(1-2 패)에서 첫 패배를 경험했다. 이후 리그 8경기에서 1승2무5패의 초라한 성적표를 거뒀다.
에인트호벤의 어린 선수들은 선제골을 넣고도 경기 운영 미숙으로 역전패를 당하는 모습을 반복했다. 골 넣는 법은 알아도 지키는 법은 몰랐다. 냉정함을 유지 못한 선수들은 퇴장 당하며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는 했다.
지난 10월27일 로다JC전에서 선제골을 넣고 멤피스 드파이의 퇴장으로 팀은 1-2로 역전패 했다. 지난 1일 로테르담 페예노르트전(1-3 패)에서도 앞서 나가다가 제프리 브루마의 퇴장으로 1-3 역전패 했다.
경기장 밖에서 이 같은 현실을 지켜본 박지성의 어깨는 무거웠다. 이날 복귀 전에서도 필립 코쿠 감독은 박지성이 팀의 무게 중심을 잡아주기를 바라지만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이미 자신의 존재만으로 달라질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박지성은 팀이 1-3으로 끌려가던 후반 34분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산티아고 아리아스를 대신해 교체 투입 됐다. 박지성은 투입되자마자 존재감을 드러냈다. 아담 마헤르의 슈팅의 바탕이 되는 패스를 연결했다.
박지성의 투입으로 분위기를 바꾼 에인트호벤은 후반 39분 카림 레키크가 헤딩골로 2-3까지 따라붙었지만 추격은 거기까지였다. 고질적인 수비불안 문제가 노출되며 무너졌다.
후반 40분 상대 데이비 프로퍼에게 4번째 골을 내주며 흔들린 에인트호벤은 이후 2골을 더 허용해 2-6으로 대패했다.
힘든 재활을 마치고 박지성이 돌아왔지만 더 힘든 팀의 상황 앞에서 박지성의 마음은 더욱 무겁게 됐다. 박지성이 얼마나 빨리 위기에 놓인 팀을 구하고 예전의 모습으로 돌려놓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