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의 단거리 간판 모태범(24·대한항공)이 올 시즌 처음으로 월드컵대회 남자 10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모태범은 7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2013~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4차 대회 남자 1000m에서 1분09초50으로 결승선을 통과, 금메달을 따냈다.
모태범은 올 시즌 월드컵 1~3차 대회 남자 1000m 금메달을 휩쓴 `흑색 탄환` 샤니 데이비스(31·미국)도 제치고 시상대 꼭대기에 섰다.
올 시즌 남자 1000m 금메달을 한 번도 놓치지 않았던 데이비스는 이날 1분09초59를 기록하고 3위에 머물렀다. 미첼 멀더(27·네덜란드)가 1분09초52를 기록하고 은메달을 가져갔다.
올 시즌 들어 모태범이 남자 1000m 금메달을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00m까지 따져도 올 시즌 월드컵대회 첫 금메달이다.
모태범은 올 시즌 남자 500m에서 은메달 3개와 동메달 1개를 땄다. 월드컵 1차 대회 1·2차 레이스에서 잇달아 은메달을 땄고, 2차 대회 2차 레이스에서는 동메달을 수확했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남자 500m 금메달을 목에 건 모태범은 올 시즌 월드컵 대회를 앞두고는 1000m에도 욕심을 드러냈다. 그는 "1000m에 애착을 가지고 있고 타이틀을 노릴 수 있는 기회"라고 거듭 말한 바 있다.
올 시즌 월드컵 대회에서 1000m 성적은 좋지 못했다. 1차 대회에서는 6위에 머물렀고, 2차 대회에서는 500m 1차 레이스를 치르다가 넘어진 탓에 1000m에 아예 출전하지 못했다. 3차 대회에서도 9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전날 남자 500m 디비전A 1차 레이스에서 은메달을 따며 컨디션을 끌어올린 모태범은 이날 1000m에서 정상에 서는데 성공했다.
월드컵 포인트 100점을 추가한 모태범은 올 시즌 1000m 월드컵 랭킹에서 4위를 달렸다.
김철민(21·한국체대)과 이승훈(25·대한항공), 주형준(22·한국체대)으로 이뤄진 한국 남자 팀추월 대표팀은 이날 팀추월에서 3분41초92를 기록,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지난 시즌 월드컵 파이널을 포함한 네 차례 팀추월 레이스에서 3번이나 은메달을 딴 한국 남자 팀추월 대표팀이 올 시즌 월드컵대회에서 은메달을 수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남자대표팀은 월드컵 1, 2차 대회에서 네덜란드, 미국에 밀려 잇따라 3위에 만족해야했다.
하지만 이날 한국은 미국이 3분47초67로 부진, 9위까지 밀리면서 네덜란드(3분41초46)에 이어 2위에 오르는데 성공했다. 한국은 폴란드(3분43초81)를 1.89초 차로 크게 제치며 실력을 과시했다.
동시에 한국은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팀추월 메달 전망도 밝혔다.
이날 은메달로 월드컵 포인트 80점을 추가한 한국은 올 시즌 월드컵 포인트를 220점으로 늘리며 월드컵 랭킹에서 2위로 올라섰다.
`빙속 여제` 이상화(24·서울시청)는 앞서 벌어진 여자 500m 디비전A 2차 레이스에 출전하지 않았다. 엔트리에 이상화의 이름이 있었지만 레이스 직전 명단에서 빠졌다.
이상화는 휴식 차원에서 레이스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벌어진 8차례 500m 레이스에서 단 한 번도 금메달을 놓치지 않은 이상화는 올 시즌에도 1차 대회부터 이번 대회 1차 레이스까지 7차례 레이스에서 금메달을 휩쓸었다.
특히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1차 대회에 2차 레이스와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벌어진 2차 대회 1·2차 레이스에서는 잇달아 세계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상화의 매서운 질주로 여자 500m 세계기록은 36초36까지 내려간 상태다.
이미 올 시즌 월드컵대회 500m 7연속 금메달 수확에 성공한 이상화는 월드컵 포인트가 700점에 달했다.
이상화가 빠진 여자 500m 디비전A 2차 레이스에서 올가 파트쿨리나(23·러시아)가 37초92로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수확, 월드컵 포인트를 510점으로 늘렸지만 이상화와 190점이나 차이가 났다.
김관규 대한빙상경기연맹 전무이사는 "휴식 차원에서 출전하지 않은 듯 보인다. 내일 1000m도 있으니 오늘은 쉬어가기 위해 레이스에 나서지 않은 것 같다"며 "지난 시즌에도 한 차례 대회를 쉰 적이 있다. 올 시즌 초반에 전력을 다해 달린 만큼 한 번 정도 휴식을 취하고 가는 것도 좋다"고 전했다.
여자 500m 디비전A 2차 레이스에 나선 또 다른 한국 선수 이보라(27·동두천시청)는 38초76을 기록해 11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