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문재인 의원은 14일 "정치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고 말했다.
문 의원은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1219 끝이 시작이다` 북콘서트를 열고 "정치는 제가 피해왔던 일이고 하고 싶지 않았던 일이지만 이제는 제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저의 운명이고 남은 과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왜 그렇게 힘든 대통령을 하려고 하느냐"는 박범신 작가의 질문에 "사실 정치는 저의 몫이 아니라고 생각을 해왔다. 그런데 정치가 너무 중요하다. 우리 삶을 결정하고 좌우하는 게 정치지 않나. 더구나 지난 대선 때는 이명박 정부에서의 퇴행이 계속될 것인가 아니면 우리가 다시 제대로 된 국가로 나아갈 것인가 그 기로에 있다고 생각을 했다"며 "그래서 `내 몫이 아니다`라고 회피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북콘서트는 1100여명의 시민들이 찾아 시작 전부터 전좌석을 모두 채웠고 미처 좌석에 앉지 못한 300여명의 시민들은 서서 북콘서트를 보는 등 열기가 뜨거웠다.
북콘서트에 앞서 시민들은 문 의원과 함께 사진 촬영을 하며 문 의원의 싸인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날 북콘서트는 차승재 영화제작자의 사회로 진행됐고 문 의원은 차승재 영화제작자와 진선미 의원, 안도현 시인,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와 함께 대담을 나눴고 박범신 작가와도 이야기를 나눴다.
문 의원은 농담도 하며 밝고 편안한 표정으로 시민들과의 만남에 임했다. 다만 자신의 소신과 정치 현안 등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진지하고 단호한 표정이었다.
문 의원은 북한의 장성택 처형과 관련해 "공포 정치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그런 차원이 아니고 정상적 국가가 아니지 않느냐"고 단호히 말했다.
문 의원은 이어 "문명국가라면 당연히 지켜야 할 재판 절차들, 자기 변론과 같은 것들을 거기(북한)는 지키지 않는다"며 "북한은 아직 문명국가로서의 기준에 미치는 못하는 상태"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가 우월하다고 자부할 수 있는 것은 역시 민주주의"라며 "소중한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그 힘으로 북한 주민들까지 다 끌어안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문 의원은 또 "요즘 민주당의 인기가 말이 아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대선 패배를 했으면 민주당이 국민들께 위로를 드리고 다음에는 부족했던 부분을 더 채워서 반드시 국민의 꿈을 이뤄드릴 것이라는 희망을 드려야 되는데 그렇지 못했다"면서도 "민주당은 다시 일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려움을 겪고 나면 다시 또 일어서고 하는 것이 그동안 민주당의 자랑스러운 전통이다. 그래서 김대중·노무현 두 민주정부를 세우자 않았냐"며 "민주당이 다시 일어서서 2017년에는 반드시 목표를 이룰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씀 드리겠다"고 오는 2017년 대선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문 의원은 이어 회고록 발간에 대한 새누리당 등의 비판에 대해 "저는 그저 책을 하나 써내는 것이 선거에 패배한 패장으로서 저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며 많은 분들이 함께 해 주셨는데 제가 그 뜻을 이뤄드리지 못해 정말 죄송스럽다. 그런데 죄송스럽다는 것으로 지난 대선을 마칠 수 있는 것이냐. 저는 그럴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지난 대선을 돌아보면서 우리에게 부족했던 부분이 무엇인지, 우리가 다시 2017년에 이뤄낸다면 무엇을 더 보완해야 하는지 등을 지난 대선을 통해 배워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국민들께 하나의 보고서로 내놓는 것이 저에게 남은 책무가 아닐까 생각했다"며 "이 책이 많이 토론되고 공감되고, 그 공감의 힘으로 함께 실천해내는 데까지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문 의원은 "대선 후 1년이다. 지난 일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지난 1년간 정말 아프고 힘들었다. 대선에서 패배해 국민들께서 간절하게 염원했던 일들을 이뤄드리지 못한 것도 아픈데 박근혜 정부 들어서 1년 동안 국민들께서 더 고통스러운 퇴행을 겪게 돼서 더더욱 아팠다"며 "이제 그런 아픔들과 낙담을 털어 내고 다시 희망을 부여잡고 일어서 시작해야 될 때"라고 밝혔다.
그는 또 문재인 펀드와 관련해 "작년에 시민들께서 펀드를 통해 무려 360억원 가량을 모아주셨다. 그 덕에 부정한 돈은 전혀 쓰지않고 깨끗한 선거를 치를 수 있었다. 그런 반면 국정원을 비롯한 국가기관들의 대선 개입으로 깨끗한 선거를 무너뜨린 것이 참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문 의원은 지난 9일 지난 대선을 회고하고 정치 현안 등에 대해 저술한 `1219 끝이 시작이다`를 출간했으며 이날 북콘서트에 이어 오는 27일 부산에서 또 한 번의 북콘서트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