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살이 포동포동하게 오른 대게와 킹크랩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음식이다. 특별한 조리법 없이 찜통에 푹 삶아 먹기만 해도 고소함과 담백함을 느낄 수 있다. 저지방 고단백 식품으로 체중 걱정없이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이름이 주는 고급스러움 때문에 선뜻 음식점으로 발길이 닿지 않는다. 지하철 신촌역 입구 현대백화점 뒤편에 자리 잡은 ‘깡통’(02-3142-4022)은 저렴한 가격으로 대게와 킹크랩을 맛볼 수 있어 소문이 자자한 집이다. 간판의 조명은 꺼져 있지만, 입구 앞쪽에 킹크랩과 대게, 광어, 새우 등이 분류된 수족관의 조명이 불을 대신 밝힌다. 문밖 찜통에서 새어나오는 하얀 김과 바다의 냄새가 식욕을 자극한다. 허름해 보이는 미닫이문을 열면 매장이 넓게 펼쳐진다. 2충에는 틈새 공간을 이용해 포장마차를 하나 더 깔았다. 따뜻한 난로와 붉은 조명을 배치해 안락하면서도 분위기 있어 보인다. 또 쫙 깔린 테이블 옆쪽 계단으로 3층까지 올라가면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방도 하나 마련돼 회식 장소로도 좋다. 이곳의 주메뉴는 ‘깡통 킹크랩+대게 세트’다. 둘이서 올 경우 B세트(1.2㎏·5만9000원)를 시켜 밥까지 볶아 먹으면 양이 적당하다. 3명부터는 한 단계 위로 올려 주문하면 된다. 열 명 정도가 양껏 먹을 수 있는 KK세트(19만9000원)까지 인원수에 맞춰 양을 조절할 수 있도록 총 11개 세트로 분류했다. 주문하고 나오는 데까지 20~30분이 걸린다. 속을 꽉 채운 갑각류들이 테이블을 장식하기 전 계란찜, 새우구이, 콘 버터, 배추, 당근, 오이 등 밑반찬이 깔린다. 또 재료를 아끼지 않은 홍합탕과 시원한 국물이 일품인 김치오뎅탕 중 하나를 선택해 먹을 수 있다. 주메뉴는 먹기 좋게 잘라서 나온다. 젓가락 하나만으로도 살들을 손쉽게 꺼내 먹을 수 있다. 단단한 껍질 안으로 먹음직스럽게 들어 찬 살들이 흠집 하나 없이 길게 빠져 고개를 내민다. 흔히 뷔페에서 먹을 수 있는 속 빈 대게와 달리 속살의 깊은 맛을 한입에 느낄 수 있다. 철, 칼슘, 인 등 영양소도 풍부해 건강에도 좋다. 킹크랩과 대게가 반반씩 섞여 나와 입맛대로 즐길 수 있다. 붉은 살점이 드러나는 다리로도 양이 안 찬다면 내장이 가득 찬 게딱지 부분에 밥을 볶아 먹으면 된다. 채소, 참기름. 깨 등을 넣고 간장에 볶은 밥이 내장과 어우러져 게딱지 위로 수북이 쌓인다. ‘밥도둑’이라는 명성답게 김치와 함께 먹으면 밥 한 그릇이 뚝딱이다. 3000원. 1만5000원에 한 접시 가득 등장하는 제철에만 먹을 수 있는 석화(석굴)도 싱싱하다. 껍질을 발라먹기가 좋다.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바다의 향기를 품은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이 밖에도 키조개·생새우·꼬막·대합·소라·계절 조개가 등장하는 ‘깡통 웰빙조개구이+조개찜 세트’(3만~5만원), 깡통 해물찜 세트(3만~4만원), 해물탕(3만~4만원), 꽃게탕(3만5000원~4만5000원) 등 무엇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인기 메뉴다. 광어, 우럭, 멍게, 해삼, 낙지, 개불, 도미, 농어 등 계절에 맞는 다양한 회도 즐길 수 있다. 서울 창전동 57-17번지. 주차는 불가능하다. 오후 4시부터 오전 2시까지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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