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를 전혀 하지 못해 어려움에 처해 있던 재일교포 여성들이 경찰 도움으로 할아버지의 고향 방문을 무사히 마치고 귀국했다.지난 9일 오후 1시20분께 경북 의성지구대 순찰대원들은 의성역 주변을 배회하던 재일교포 3세 사쿠라다 아키코(46·여)씨와 고노다 이쿠라(43·여)씨를 발견했다.이모와 조카 사이인 이들은 할아버지 고향 주소만 가지고 의성역까지 찾아 왔지만 우리나라 말을 전혀 하지 못한데다 지리마저 낮설어 어쩔줄 몰라하고 있었다. 김균동(46) 경위와 모규일(46) 경사는 이들을 지구대 안으로 데려와 안심시킨 뒤 휴대폰 외국어 번역 어플리케이션 기능을 이용해 방문 목적 등을 알아냈다.사쿠라 아키코씨는 일제시대 일본으로 건너온 할아버지가 최근 일본 땅에서 돌아가시자 할아버지가 평소 그리워하던 고향집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에 조카와 함께 의성을 찾았던 것이다.김 경위 등은 이들이 우리말과 지리를 몰라 범죄에 노출될 위험성이 있다고 보고 순찰차에 태워 할아버지가 태어났던 의성군 금성면 청로리 고향집을 함께 방문했다.이들은 이미 밭으로 변해 버린 할아버지 옛 집터 위에 빵과 초코파이를 놓고 정성스럽게 절을 올렸다.할아버지의 흔적은 찾아 볼 수 없었지만 추억을 담기위해 기념사진도 찍었다.김 경위 등은 오후 4시께 이들을 경주행 시외버스에 태워 다음 행선지로 보내줬다.그로부터 8일 뒤, 지난 17일 일본에서 의성지구대에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할아버지 고향까지 데려다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우리는 한국어도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조상은 듣고 자랐습니다. 죽을 때까지 뿌리를 더 듣고 싶습니다"편지봉투 안에는 감사 편지와 함께 그들 가족사진까지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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