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의정 / SZ 공부법 연구소 원장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비한 6월 모의고사가 끝났다. 시험 난도에 대한 분석이나 과목별 출제 경향, 수시 전략 등 수많은 정보가 쏟아지고 있다. 수능시험 전에 실력을 검증할 시험이 아무래도 6월과 9월의 모의평가다 보니, 다들 모의고사 날을 손꼽아 기다렸을 것이다. 그런데 참으로 안타깝다. 시험을 잘 본 사람은 잘 본 대로 못 본 사람은 못 본 사람대로 여러 정보를 접하면 접할수록 더욱더 헷갈리기 때문이다. 필자가 학생들을 모의평가를 앞두고 만났을 때 늘 하는 말이 있다. "그냥 대충 봐. 모의평가 잘 봐서 뭐해?" 다들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정말요? 왜요?"라고 되묻고는 한다. 솔직한 심정은 잘 보면 좋긴 좋다. 그러나 경험적으로 잘 봐도 문제고, 못 봐도 문제다 보니 차라리 `대충` 보라는 말을 하게 된 것 같다. 시험 앞두고 학생들에게 정신적인 압박을 주는 것도 금물이므로 일단 대충 신경 쓰지 말고 정말 실력 체크 정도로만 보라는 의미가 크다. 몇 년 전 사례를 소개한다. 한 학생은 평상시 실력보다 6월 모의평가를 정말 잘 봤고, 다른 학생은 평상시와 비슷하거나 약간 부족한 점수를 받았다. 그래서인지 두 학생의 희비는 당연히 엇갈릴 수밖에 없었다. 한 친구는 자신감이 정말 많아졌고, 다른 친구는 약간 주눅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수능시험 날 전세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모의고사를 잘 봤던 친구는 그때부터 친구들과 참 잘도 어울려 놀았고, 다른 친구는 그날부터 칼을 갈며 열심히 공부하여 정말 누구나 다 칭찬할 만큼 실력을 닦았다. 당연히 결론은 더 열심히 공부한 학생이 좋은 성적으로 본인의 목표를 이루었다. 그렇지 못했던 친구는 아쉬운 성적표를 가져올 수밖에 없었다.물론 앞의 얘기는 특별한 사례처럼 보이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모의고사 점수`가 아니라 그 `다음`이라는 것이다. 잘 보았으면 자만하지 말고 더 열심히 갈고 닦고, 혹시나 운으로 맞았던 것이 없는지, 실력 검증이 안 되었던 부분은 없는지 잊지 말고 점검해보고 다시 공부해보라고 한다. 또 좋은 성적을 받지 못했다면 반성하고 더 열심히 해서 실력을 키우라고 하고 싶다. 모의평가에 굳이 화내거나 공부를 포기하거나 슬퍼하고만 있는 것이 과연 말이 되겠나. 아이가 잘못 보았다고 할지라도 실력 체크는 했으니, 이제 어떻게 할지를 고민하라고 하고 싶다. 쉽지 않겠지만, 모의평가에 너무 얽매이지 않는 길이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더 득이 되는 길이다. 대학 입시는 장기 레이스와 같다. 재수생이나 삼수생 같은 경우는 더욱이나 그렇다. 일 년 가까운 기간을 더 준비하면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괴롭게 보내겠는가. 그래서 수험생 중에는 가끔 놀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필자는 실제 상담 학생 중에 꽤 많은 학생을 산으로 들로 적당한 때에 보내기도 한다. 페이스 조절을 제대로 못하면 결국 골인을 잘할 수 없지 않겠나. 중간쯤 점검 완료했으면 더 빨리 달려야 하는 자, 꾸준히 더 달려야 하는 자, 체력이 너무 소진되어서 조금은 쉬어야 하는 자들이 갈렸을 것이다. 우리 아이를 한번 잘 살펴보자. 너무 힘들어하거나 너무 자만했거나 본인의 실력이 잘 드러났는가. 이제 중요한 건 다음을 기약하기 위해 준비하는 것이다. 점수로 나타난 숫자에 너무 예민하게 굴지 말자.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길을 모색하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할 일이다. 모의고사는 `모의고사`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