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은 9일 경북 경산실내체육관에서 부산, 대구, 울산, 경북, 경남 당원들을 대상으로 2차 합동연설회를 갖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당권 주자들은 영남권 유권자가 전국의 40%를 웃돌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을 거론하면서 너도나도 위기에 처한 박근혜 대통령을 구하겠다고 한 목소리로 외쳤다. 특히 이날 유력 당권주자인 서청원 의원과 김무성 의원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서 의원은 김 의원에게 "대권 도전을 포기하면 중대 선언을 하겠다"고 제의했지만 김 의원은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채 "백의종군 자세로 박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받아쳤다. 한편 합동연설회장에는 주로 경북도당 당원들로 이뤄진 서청원 후보 지지자들과 경남도당, 부산시당 당원들이 주축이 된 김무성 후보 지지자들 간 응원전도 치열하게 벌어졌다. ◇서청원 vs 김무성 팽팽한 신경전 이날 서청원 의원은 김무성 의원을 향해 "저는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원한다. 이를 위해 욕심 없는 사람이 이 시점에서 당권을 맡아야 하기 때문에 제가 돼야 한다"면서도 "만약 순수하게 박근혜 대통령만 돕고, 2017년 대통령 후보를 포기한다고 선언하면 중대한 결정을 하겠다"고 돌발 제안을 했다. 특히 그는 "대권 하겠다는 의사가 없다는 말을 하지 말고, 분명히 이 자리에서 밝혀주길 바란다"며 "세종시를 박 대통령이 약속해서 하자고 했는데 반대한 의원이 김무성이다. 사람은 신뢰다. 신뢰가 있어야 모든 것을 믿고 맡긴다. 누가 의리가 있고 신뢰가 있느냐"고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김무성 의원은 답변을 피한 채 "새누리당이 위기다. 자생력을 갖지 못하고, 선거 때마다 박 대통령에 의존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왔다"며 "새누리당을 짓눌러온 부패, 기득권, 폐쇄, 수구적 이미지를 단호히 떨쳐 내겠다"고 준비된 연설문을 읽어 내려갔다. 그는 이어 "저는 19대 총선 때 백의종군으로 우파 분열을 막았다. 다시 백의종군의 자세로 돌아가 박 대통령을 지키겠다"며 "온 몸을 던져 역사에 길이 남는 성공한 박 대통령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합동연설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현재로선 부족함이 많기 때문에 (대권에) 생각이 없다는 말은 여러번에 걸쳐 밝혔다. 아직까지 (대권) 생각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당권주자들 "성공한 대통령 만들겠다" 이날 당권 주자들은 하나같이 박근혜 정부와 당이 위기라고 진단하면서 한 목소리로 `성공한 대통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유력 당권주자들간의 당권 경쟁이 가열되면서 네거티브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는데 대해 강력 비판하면서 친이(親李), 친박(親朴)과 같은 계파 갈등 해소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인제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포항제철의 기적을 일군 것처럼 국민과 당원들의 저력이 있다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정책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며 "마거릿 대처 수상을 앞세워 영국 경제를 부활시킨 보수당처럼 새누리당도 박 대통령을 앞세워 경제개혁을 성공시켜 다시 한 번 한강의 기적을 이루자"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두가 힘을 합해 박 대통령을 성공시키기 위해 낡은 친이, 친박, 비박과 같은 파벌의식을 용광로에 넣어 녹여버려야 한다"며 "지긋지긋한 후진 정당을 선진 정당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혁신을 위한 불씨로 저를 선택해 달라"고 밝혔다. 김태호 의원은 "우리는 성공한 대통령을 만들어야 할 역사적 책임이 있는데 대통령 이름과 눈물을 팔아 득을 보고, 네거티브를 해서 줄을 세우고 있다"며 "거대한 쓰나미가 몰려오는데 서로 선장을 하겠다고 싸우는 이전투구를 보면서 국민들을 어떻게 생각하겠느냐. 대통령을 위기에 빠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문종 의원은 "지금 대통령이 어렵다. 우리 모두 어떻게 대통령을 구하고, 새누리당을 구할 지 고민하고 있다"며 "여러분이 힘을 합하면 된다. 뭉쳐야 한다. 박 전 대통령이 남긴 한강의 기적을 다시 살려나갈 수 있는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영우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이 1960년대 서독을 방문해 우리나라 광부와 간호사를 파견하고, 차관을 유치한 것을 거론하며 "대한민국은 이렇게 만든 나라인데 불안한 세력에게 맡길 수 있겠느냐"며 "박 전 대통령의 애국심, 대한민국의 정신을 되찾아야 한다. 책임 보수로 바뀌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유일한 여성 후보인 김을동 의원은 "당이 위기에 봉착할 때마다 선봉에서 리더십을 발휘했던 사람이 박 대통령"이라며 "저는 24년 민주당 텃밭에 새누리당 깃발을 꽂으면서 광개토여왕 별명을 얻었다. 새누리당이 위기일 때 제가 구원투수가 되고, 당의 화합을 이끌겠다.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김상민 의원은 "새누리당이 계속 이렇게 한다면 백전백패일 것이다. 죄송하지만 김무성 대표가 되든, 서청원 대표가 되든 새누리당의 미래는 없다. 혁신도 없다"며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새누리당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아는 젊은이 1명 정도는 최고위원으로 필요하지 않느냐"고 지지를 호소했다. 박창달 전 의원은 "지금 당은 혼란스럽고 어렵다. (정치인들은) 대통령의 눈물을 그만 팔고, 눈물을 흘리도록 만든 정부와 정치인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친이(親李)는 이미 소멸됐다. 친박 내부에도 친박, 비박, 탈박, 야박 등 무슨 박이 이렇게 많냐. 모두 박 대통령을 성공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