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영미 / 뉴시스 산업부 기자이번 브라질월드컵은 `21세기 축구무대`에선 다양한 전술을 상황에 맞춰 펼쳐내지 못한다면 승패는 고사하고 90분 내내 상대편에게 끌려다닐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제대로 보여주었다.브라질 월드컵에서 북아프리카 소국 알제리는 16강에서 전차군단 독일을 상대로 탄탄한 수비와 빠른 역공으로 경기를 압도했다.반면 한국 축구 대표팀은 16강 문턱에도 가지 못했다. 대표팀의 수장 홍명보 감독이 `의리축구`로 일관한 데다 상대방 전력 분석에 소홀했다.일각에선 알제리가 한국 축구 대표팀과의 조별 예선 경기를 앞두고 치밀한 전략으로 한국 축구 대표팀을 무장해제시켰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장 할리호지치 알제리 감독이 대표팀 내부에 분열이 있다는 소문을 작심하고 터뜨렸다는 것. 진위를 확인하긴 어렵지만 결과와 과정을 되짚어 보면 알제리의 전략과 전술이 제대로 먹힌 셈이다. 2차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에 들어간 팬택의 최근 모습엔 한국 축구대표팀의 초라한 실루엣이 오버랩된다.출입기자로서 지켜본 팬택은 경영위기를 타개할 비지니스 전략보다는 정신력으로 무장하고 `진인사 대천명(盡人事 待天命)`의 심정으로 버티는 모습이었다.팬택은 국내외 특허 4800여건을 비롯, 지식재산권 1만8700건을 보유할 정도로 기술력을 내세우는 기업. 하지만 이러한 강점을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소구하거나 다른 업체와의 협상 테이블을 유리하게 이끄는데 실패했다. 자본잠식 상태인 팬택은 금명간 이동통신 3사가 팬택 채권 1800원을 출자전환하지 않으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 이통사의 손에 운명이 달린 형국이다. 이통사가 출자전환에 나서지 않으면 2000여 팬택 직원과 500여 협력사는 당장 생활터전을 잃게 된다.설령 팬택이 이통사의 지원으로 회생의 길이 열릴 지라도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삼성과 LG가 주도하는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IT 시장에서 비지니스 전략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 없다면 위기는 언제라도 되풀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조사들은 이미 치밀한 비지니스 전략으로 무장하고 IT전쟁터에 뛰어들고 있다. 삼성과 애플은 스마트폰 제조사에서 인구 고령화에 따라 헬스케어 서비스를 차세대 먹거리로 삼고 착착 준비 중이다. IBM은 PC 사업부를 세계 1위 PC 제조사 레노버에 매각하고 모바일 비지니스를 강화하고 있다. `21세기 비지니스의 무대` 역시 자신들의 장점은 물론이고 단점과 약점, 급소까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면 협상의 상대방이나, 경쟁자의 완력에 끝없이 끌려다닐 수 밖에 없다.출입기자로서 앞으로 팬택의 전략과 전술을 뜯어볼 기회가 있을런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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