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전주 김성수 기자 누구나 중요한 `순간의 판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때가 있다. 그 순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피해를 막을 수도 있고 피해를 초래할 수도 있다.최근 전북지역에서는 이 `순간의 판단`에 따라 고객의 재산을 지켜낸 사건과 공공시설이 박살나 버린 사건이 교차해 되새겨 볼만한 교훈을 주고 있다.전주완산경찰서 화산지구대 소속 황현식(47) 경위와 김진호(43) 경위, 강동만(38) 경사, 안영민 실습생(33·중앙경찰학교 신임 280기) 등은 지난 10일 3000만 원에 달하는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아 시민의 소중한 재산을 지켜냈다.황 경위 등은 "아들이 납치됐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뒤 꼼꼼한 탐문으로 60대 신고여성이 보이스피싱에 걸려들었다는 걸 직감하고 발 빠른 지원요청을 했다.이어 출동한 김진호 경위는 현금자동지급기창구 앞에서 휴대폰 통화 중인 여성을 발견하고 신속히 거래를 중단시켜 피해를 막았다. 순간의 판단이 `빛`을 발한 것이다.또 JB전북은행 전주 동산지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미지(28·여) 행원 역시 고령자를 상대로 한 보이스피싱 사기에 침착하게 대응해 2000만원의 고객 재산을 지켜내 칭찬을 받고 있다.80대 할머니가 내민 쪽지에 적힌 계좌와 예금주명만 확인하고 그대로 송금처리를 했다면 고객이 피해를 볼 뻔 했는데 할머니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으며 문제점을 파악한 `순간의 판단`이 사기 피해를 막아줬다. 평소 고령의 고객들이 고액을 송금하는 일이 별로 없다는 걸 간과하지 않고 수상하게 여겨 사기인 걸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반대로 깜빡하는 순간에 공공시설이 쑥대밭이 된 사건이 전북 무주에서 발생했다.지난 7일 무주구천파출소에서는 술에 취한 30대 남성이 비어있던 파출소 유리창을 깨고 들어가 파출소 안의 기물을 마구 파손한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파출소에 설치된 `자동통보장치`가 작동하지 않아 즉각 출동하지 못한 탓인데 경찰 조사결과 파출소장이 경찰서장 취임식에 가기위해 급하게 나오면서 리모컨을 작동시키지 않은 것이다.물론 급하다보면 실수도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무기고까지 있는 파출소를 나설 때는 침착하고 철저하게 점검을 하는 게 기본이다. "리모컨을 미처 못 눌렀다"는 파출소장의 진술을 살펴볼 때 이 사건은 `단순 실수`에서 빚어졌다기 보다 파출소를 나서는 순간 늘 `보안점검`이 머릿 속에 퍼뜩 떠오르도록 단련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시민과 공공재산을 지켜야 할 담당자가 `깜빡하는 순간`에 시민 재산은커녕 자기 집도 못 지켰다는 오명을 쓰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