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지방자치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지방의회가 개회됐지만 지역 곳곳에서 의장단 구성을 둘러싸고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지역 특성상 새누리당이 다수당을 차지함에 따라 여당의 독주체제가 예견됐지만 소수당에 대한 배려 없이 힘의 논리만이 지배한다는 비판과 함께 곳곳에서 여당의 밀실, 담합 의혹 등이 터져 나오고 있어서 지역사회의 기대를 저버리고 있다.경북도의회가 의장단선출과정에서 새누리당의 개입설과 무소속과 야당 의원을 배제한 선거여서 후유증이 적지않은 것이 광역의회로서 낯부끄러운 일이다. 제10대 의장에는 안동 출신의 장대진 의원이, 부의장에는 구미 윤창욱, 포항 장경식 의원이 각각 선출됐으나 하루 전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끼리 모여 미리 경선한 결과 그대로 나타난 것이어서, 선거라기보다는 요식적인 절차에 그쳤다는 비판에 휘말렸다. 소수에게 한뼘의 빈틈도 주지 않으려는 새누리당의 독식행태가 실망스럽다.대구 수성구의회도 뒷끝이 좋지 않다. 대구 지역정가 1번지인 수성구의회는 개원식까지 새누리당(13명) 의원들과 정의당 등 비새누리당(7명) 의원들 간의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았다. 비새누리당 의원들은 특히 지난 2일 수성구의회 새누리당 의원이 의장단 후보 선출에 앞서 경선을 벌인 점에 대해 강하게 반발해 왔다. 의장 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석철 의원은 지난 6일 출마선언을 통해 "새누리당이 비새누리당과 `편가르기`를 하고 있으며 심지어 경선을 위해 본회의장을 사용하는 등 독선적인 행태를 보였다"고 비판했으나 손톱도 들어가지 않았다.의장단선거는 끝났지만 후유증에 대한 염려는 이제부터다. 모 비새누리당 의원이 "의회 내 다수라는 이유로 경선을 통해 선출된 후보를 중심으로 모든 직책을 취하려는 태도가 문제"라며 "새누리당 독식을 위해 초선의원들까지 상임위원회 직에 앉힌다면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한 사실이다. 수성구의회의 동력을 훼손시킨 점을 깨닫고 의장단이 비새누리당을 어떻게 포용하고 배려하느냐가 주목된다.수성구의회 원구성을 둘러싼 잡음탓에 주민들은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균형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패거리의식 때문에 지방의회의 위상이 추락하고 비난과 불신을 받을 것이 염려된다. 일부 지방의회에서 비 새누리당 의원에게 상임위원장 자리를 배분, 원만한 운영을 도모하고 있음을 교훈으로 새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