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카나리아군단`의 모습은 끝내 찾을 수 없었다. 개최국 브라질이 2014브라질월드컵을 4위로 마쳤다.브라질은 13일 오전 5시(한국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의 이스타지우 나시오날에서 열린 네덜란드와의 브라질월드컵 3·4위 결정전에서 무기력한 졸전 끝에 0-3으로 패했다.지난 9일 독일과의 4강전에서 1-7로 기록적인 대패를 당한데 이어 치욕적인 영패를 당하면서 자존심을 잔뜩 구겼다.브라질은 안방에서 열린 이번 월드컵에서 당연히 2002한일월드컵 이후 12년 만의 우승을 목표로 했다. 대회를 앞두고 각종 도박사들과 전문가들의 전망도 브라질의 우승이 압도적이었다.조별리그 때까지만 해도 나쁘지 않았다. 멕시코, 크로아티아, 카메룬과 A조에 속한 브라질은 2승1무로 당당히 A조 1위로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했다.그러나 토너먼트 들어 경기력이 확 가라앉았다. 칠레와의 16강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치르며 탈락 위기를 넘겼고, 8강전에서도 콜롬비아를 겨우 한 골 차로 따돌렸다. 특히 칠레와의 8강전은 브라질 몰락의 시발점이었다. 팀의 간판 공격수 네이마르(22·바르셀로나)가 척추 골절상으로 월드컵을 끝내야 했고, 수비의 핵 치아구 시우바(30·파리생제르맹)는 불필요한 행동으로 경고를 받아 경고누적으로 4강전 결장이 결정됐다.독일과의 4강전은 브라질 축구 역사에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치욕으로 남았다. 귀신에 홀린 듯 전반에만 5골을 허용하면서 완전히 무너졌다.1-7 대패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양산했다. 역대 자신들이 출전한 월드컵에서 가장 큰 점수 차로 패한 경기가 됐다. 종전에는 1998프랑스월드컵 결승전에서 프랑스에 0-3로 진 것이었다.월드컵을 제외한 A매치를 통틀어도 브라질이 가장 큰 점수 차로 진 경기였다. 브라질은 1920년 남미선수권대회에서 우루과이에 0-6으로 진 적이 있다.또 1934년 유고슬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4-8로 진데 이어 80년 만에 당한 수모였다.6번째 월드컵 우승을 기대했던 브라질 국민들은 아쉬움과 실망을 넘어 분노를 표출했다. 독일과의 경기 후에 일부 브라질 사람들은 자국 국기를 찢거나 불태우며 축구대표팀을 비난했고, 분노는 졸지에 월드컵을 개최한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까지 이어졌다.상파울루 지역에서는 버스를 대상으로 한 방화와 공격이 이어져 차량이 전소되는 사건이 발생했고, 대형 유통매장을 중심으로 약탈 행위도 이어졌다. 폭력 사건도 곳곳에서 발생했다.브라질과 루이스 펠리프 스콜라리(66) 감독이 네덜란드와의 3·4위전에서 심기일전했다. 모두 "3·4위전을 결승전이라는 생각으로 임할 것이다"고 굳게 다짐했다. 유종의 미를 의미했다.스콜라리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부진했던 헐크(28·제니트)와 프레드(31·플루미넨세)를 모두 선발에서 제외, 변화를 주며 의지를 드러냈다.하지만 현실은 잔인했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페널티킥으로 실점했고, 14분 뒤에도 수비 집중력 저하로 골문을 열어줬다.브라질은 영패를 면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반격했지만 돌아온 건 추가실점이었다. 네덜란드는 후반 추가시간에 헤오르히니오 베이날뒴(에인트호번)의 3번째 골로 승부에 쐐기를 받았다.남미의 라이벌 아르헨티나가 24년 만에 결승전에 진출한 탓에 브라질의 최후는 더욱 초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