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이 한미연합사령부(연합사)의 서울 잔류 입장을 정부에 요청했다는 보도에 대해 국방부가 결론 난 것이 없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다양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에둘러 표현하기도 했지만 결론은 비공개였다. 2016년 용산기지의 평택 이전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그에 포함된 연합사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고 있어 논란을 키우는 모양새다.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14일 정례브리핑에서 이에 대해 "용산기지를 이전한다는 정부 기존 계획은 변함이 없다. (연합사 이전 등) 그런 모든 부분은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과 관련된 다양한 논의 속에 포함돼 있다는 정도만 말하겠다"고 답했다.이날 조선일보는 미국이 최근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의 한국군 전환 재연기 합의에 따라 해체되지 않고 존속될 연합사를 평택으로 옮기지 않고 서울에 잔류시켰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우리 정부와 군(軍)에 전해왔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군 당국은 군사적 필요성과 서울시 등 관련 부처의 입장, 국민정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연합사 서울 잔류 문제를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당초 평택 이전이 확정됐던 연합사에 대해 미국이 사실상 재논의를 요청해 온 것인데, 국방부가 이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조차 비밀에 붙이면서 논란을 키우는 꼴이 된 것이다.김 대변인은 "한·미 국방당국은 현재 전작권 전환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계획에 따라 여러 가지 변동사항이 생겨서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논의와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은 현재 진행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음을 양해 바란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분명한 것은 용산기지는 용산기지이전계획(YRP)에 따라서 평택으로 이전한다는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확대해석을 차단했다.그럼에도 미국이 연합사 서울 잔류를 요청했다는 게 사실인지에 대해서는 "그런 내용이 사실인지 아닌지 자체를 공개할 수 없다"며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계획에 따라서 연합사가 전작권 전환까지는 유지될 것이고, 그에 따른 다양한 논의를 협의하고 있다는 것만 말씀드릴 수 있다"며 더 나아가지 않았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 1월 포타(FOTA·미래한미동맹회의)협의 때 한·미 간에 연합사를 포함해 용산기지를 모두 평택으로 이전하기로 합의한 것을 무효화 하는 것이냐는 물음에는 "포타에서 최초로 YRP 계획이 이뤄질 때는 연합사를 해체하고 난 뒤 용산 기지 대부분이 평택으로 옮긴다는 내용"이라며 "그때와 지금은 조건이 다르다. 주한미군사령부가 용산기지 이전 후 나머지는 어떻게 할 것인지 전작권 전환 관련 후속조치로 자연스럽게 논의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이 연합사를 어디에 둘 것이냐 하는 문제를 논의 혹은 협의하자고 했었는지에 대해서도 "그런 사실 내용에 대해서는 있었다 없었다를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실상 미국이 연합사 이전 문제를 논의하자고 요청해 왔다는 뜻으로도 해석되는 말이다.연합사 이전 문제가 결정이 안됐다는 뜻이냐는 물음에는 "전작권 전환에는 관련된 다양한 논의를 현재 하고 있고 그런 협의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며 "10월 한미 안보협의회(SCM)을 전후로 이전 문제를 공개할지 여부도 논의를 해 봐야 한다"고 즉답을 피했다.한편 용산기지 평택 이전과 관련해 2004년 포타 협의 당시에도 연합사 문제는 논란이 됐다. 기지 이전 자체도 논란이었지만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이 연합사를 서울에 잔류시켜야 한다고 강하게 요청했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는 물론 국회에서도 이에 대해 거친 논의가 있었다.하지만 한·미간 여러 차례 협의한 끝에 연합사는 해체하고 주한미군사령부, 8군사령부, 유엔군사령부 등은 모두 2016년까지 평택기지로 이전하기로 결론 냈다. 그러다 지난 4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전작권 재연기가 합의됨에 따라 연합사는 당분간 존속하게 된 것이다.특히 한·미 양국이 오는 10월 국방장관 회담을 열어 전작권 재연기 시기와 조건을 확정할 예정이다. 현재 대략적인 전환 시기는 2020~2022년께가 유력한 상황이어서 연합사는 이때까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현재까지 한·미가 군사적 혹은 안보동맹의 상징이라는 이유를 들어 연합사의 서울 잔류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용산기지 이전에서 연합사가 빠질 경우 기지 반환이라는 상징적 메시지가 퇴색하고, 미국의 입김에 놀아난다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커 쉽사리 결론내기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