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대구 엑스코에서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제12차 협상이 열린 가운데 전국의 농민들이 대규모 집회를 갖고 정부의 FTA 협상에 반발하고 나섰다.일부 농민들은 집회가 끝난 뒤 회의가 열리는 엑스코로 향하다 경찰의 차벽에 가로막히자 물리력을 행사하다 연행되기도 했다.전국 농민단체로 구성된 한·중FTA중단농축산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날 오후 2시 대구 북구 산격동 산격대로 인근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정부의 한중 FTA 협상 중단을 촉구했다.이날 결의대회에는 전국의 농민단체 회원들(주최 추산 8000명·경찰 추산 3800명)이 참가했다. 경찰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54개 중대 경력 4500여명을 배치했다.비대위는 결의문을 통해 "마늘과 양파, 무 등 농산물 가격이 40~70% 폭락해 농민들의 가슴이 타들어 가는 상황에서 정부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전혀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어 "오늘부터 진행될 제12차 협상에서 개방 품목을 늘리고 일부 고관세 밭작물마저 개방 대상으로 바뀔 가능성마저 나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아울러 "한·중 FTA가 체결되지 않은 지금도 국내 농산물 시장을 중국 농산물이 상당 부분 잠식하고 있다"며 "중국과의 FTA가 우리 농업에 끼칠 악영향은 막대하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정부는 한·중 FTA 협상에서 농업 부문을 제외하라"며 "농축산물 가격 및 농가소득 안정을 위한 특단의 대책도 조속히 수립해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농민들은 집회가 끝난 뒤 오후 3시20분부터 40분가량 한·중 FTA 제12차 협상이 열리는 엑스코 인근까지 거리행진을 하며 시민들에게 FTA 협상 중단 요구에 대한 정당성을 홍보했다.오후 4시께 엑스코 인근 도로에서 경찰에 가로막혀 더이상 행진하지 못하자 30분가량 정리집회를 가진 뒤 오후 4시30분께 공식적인 행사를 마무리했다.그러나 일부 농민들이 길을 가로막은 경찰에 항의하며 물병을 던지거나 들고 있던 깃발로 차벽을 내리치는 등 물리력을 행사하기도 했다.이 과정에서 농민 5명이 경찰의 차벽을 넘어갔다가 연행되기도 했다. 현장에 남아있던 농민들은 경찰에 연행된 농민들의 석방을 요구하며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경찰은 이번 한·중 FTA 제12차 협상 기간동안 불법행위 발생 시 법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한편 이번 한·중 FTA 제12차 협상은 오는 18일까지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다. 대책위는 협상 기간 중 15일 또는 18일에 한·중 FTA 규탄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