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난슬 뉴시스 기자`치안의 최전선`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파출소가 한 순간의 방심(?)으로 와르르 무너져 내렸다.주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도맡아 처리해야 할 파출소가 텅텅 비어있는 사이 주취자의 `습격`에 난장판이 돼 버린 사건이 발생하면서 안일한 파출소 관리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우선 표면상으로 드러난 문제점은 파출소에 설치된 `자동통보장치`의 미작동이다.사고가 난 무주구천파출소는 농촌에 자리 잡고 있어 근무자들이 관내 순찰에 나설 땐 부득이 파출소를 잠근 뒤 리모컨으로 자동통보장치를 작동시키고 있다.만약 자리를 비운 사이 파출소에 무슨 일이 발생할 경우 자동으로 근무자의 휴대폰 등으로 즉시 통보해 주는 시스템이 바로 자동통보장치이다.그런데 이곳에서 30대 주취자가 파출소 출입문 유리창을 깨부수고 난입해 유리창을 모조리 파손하고 있는 와중에 울려야 할 자동통보장치는 먹통이 돼버렸다.결국 파출소 기물이 산산조각 나는 동안 해당 경찰은 이 같은 사실을 전혀 알 수 없었다.기계는 언제든 고장날 수 있기 때문에 평소에 기계결함에 대비를 해두는 게 당연한 일이다.특히 문제는 사건 당일인 지난 7일 오후 2시30분께 파출소 소장과 직원 1명이 관내 순찰을 나간 게 아니라 무주경찰서에 있었다는 사실이다.소장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열린 신임 경찰서장의 취임식장에 참석하고 직원 1명은 음주측정기 반납 등의 업무처리로 경찰서에 들어간 것이다.물론 신임 서장의 취임식도, 장비반납도 경찰 고유의 업무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장비 반납은 취임식에 참석한 파출소장이 할 수도 있었다. 관내 순찰을 도는 것도 아닌데 굳이 파출소장과 직원 1명이 파출소를 비워두고 함께 경찰서에 들어간 것은 `치안의 최전선`을 방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설마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겠냐는 한 순간의 방심이 파출소를 난장판으로 만들어 버린 셈이 됐다.치안을 책임지고 있는 경찰이 제 집도 제대로 못 지키면 주민들이 어떻게 안심하고 지낼 수 있을 지 의문이다.이제부터라도 문제점을 하나하나 면밀히 파악해 제2의 `파출소 난동`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방심은 금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