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이 어제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새 대표최고위원으로 선출됐다. 이른바 ‘비박계’의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이 ‘친박계’의 맏형으로 불리는 서청원 의원을 압도적 득표로 당권을 장악한 것이다. 그러나 대구-경북지역의 관심은 누가 승리했느냐, 친박-비박의 정치적 명암이 아니라 장차 새누리당이 어떤 모습으로 변모할 것인지에 집중돼 있다.김 대표는 1987년 통일민주당 당료로 정당정치에 발을 디딘 지 27년 만에 집권여당 당 대표의 뜻을 이뤘으니 대기만성이라 하겠다. 그러나 눈앞의 현실은 우호적이 아니다. 그가 겪은 파란만장의 정치역정을 저력삼아 새로운 변신을 도모해야 할 중대한 시점이다.세월호 참사로 인해 민심이 흐트러진 상태에서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내각의 인사파동까지 맞물려 박 대통령은 국정동력을 잃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율도 60%를 넘나들던 것이 40%대로 추락했다. 경제계도 침잠한 상태여서 방치하다간 회생불능이 될 우려가 크다. 국정을 뒷받침하고 국민의 소리를 반영해야 할 국회는 사사건건 마찰음만 일으키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국회앞에서 밤샘 농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국정조사는 제자리걸음이다. 새누리당은 새지도부 선출을 계기로 집권당 본연의 책임을 다해야한다. 대학생 40.4%가 가장 싫어하는 당이 새누리당이라고 했다면 김 대표는 사즉생의 각오로 변신을 도모해야 한다. 먼저 대통령과의 대등한 관계설정을 첫째 과제로 삼아야 한다. 지금 언론은 "대등한 당청관계를 만들라"는 주문에서 부터 심지어 "마마보이黨에서 벗어나 국정 주도하라"는 극단적인 요구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대통령에게 직언을 서슴지 않는 풍토를 만들라는 시대적 요구이다. 박근혜 정부가 벌써 레임덕 징후를 보이게 된 데는 자기 목소리도 없이 `충성당`으로 일관한 새누리당의 책임이 더 크다. 야당과의 관계 재정립도 김 대표의 당면과제다. 이완구 원내대표가 야당과 신뢰를 쌓아가고 있지만 당 지도부의 적극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여야가 정치적 사안을 놓고 극한 대립을 할 경우 적극 나서서 중재하는 정국돌파력을 갖춰야 한다. 당의 쇄신도 시급하다. 박 대통령이 대통령후보로 나서면서 지금부터 친박-비박은 없다고 했지만 오히려 더 극성스러워 당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 당의 체질을 확 바꿔야 20, 30대 젊은 층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