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의 한 사립 고등학교에서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시험문제가 유출된 것은 허술한 관리감독이 원인이다. TV애 비친 장면은 캐비닛도 아닌 책상서랍에서 시험지를 꺼내고 있었다. 허술하게 시험지를 보관한 교사는 물론 보관 상태에 무관심한 감독자들이 있었으므로 시험지 유출이 가능했던 것이다. 사건은 이 학교에서 기말고사가 끝난 지난 4일, 학생들이 점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평소 중위권이던 이 학교 3학년 학생 2명이 5개 과목에서 모두 만점을 받은데서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수학의 경우 어렵게 출제돼 최상위권 학생들조차 만점을 받지 못했는데 성적이 중간 정도인 학생들이 만점을 받았으니 의심을 살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학교측의 자체조사에 의해 기말고사 출제기간에 학생 2명이 야간 자율학습이 끝난 밤 11시 쯤 교무실에 침입해 과목별 교사들이 정답까지 표기해 각자의 책상에 넣어둔 문제지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나 학교 측은 그 이상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시험문제 유출이 중대 사고임에도 불구하고 교육청에 보고조차 하지 않았고 문제 학생에 대해서도 별다른 조치를 않았다가 교육청이 사실을 알고 조사에 나서자 뒤늦게 ‘퇴학’을 결정해 비난을 샀다.대구교육청은 시험문제관리 부실과 상급기관인 교육청에 보고하지 않은데 대해 책임을 물을 태세이지만 문제는 그것으로 끝날 성질이 아니다. 학교 측이 지난 중간고사까지만 이 학생들의 성적을 조사했을 뿐 1, 2학년 성적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하니 사건을 대충 덮으려고 했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이미 일각에서 시험유출에 교사들이 연관되었을 가능성이 제기하는가 하면 학교의 내신관리 투명성과 신뢰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면서 경찰수사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시험은 출제에서 문제지보관 채점에 이르기 까지 엄정한 관리가 생명이다. 부정행위의 성적이 내신 성적에 반영되면 다수의 타인이 큰 피해를 입게 된다. 사태가 심상치 않은 만큼 사직당국의 힘을 빌어서라도 철저히 규명하는 것이 현명하다. 국ㆍ공립학교 교사가 문제지 유출 등의 비리를 저지르면 국가공무원법 등으로 처벌하지만, 사립교사는 처벌규정이 없어 소속학교의 자체징계에 맡기는 부조리도 바로 잡아야 한다. 그래야 사립학교교원들의 느슨한 기강을 바로 잡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