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수천억원대 온라인 대포차 시장을 구축한 전국 최대 규모의 대포차 유통조직이 검찰에 적발됐다.대구지검 서부지청(지청장 이진한)은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대포차 중개사이트에 대한 집중 단속을 실시해 대포차 유통업자 등 106명을 적발했다고 16일 밝혔다.이 중 `88카` 사이트 운영자 김모(32)씨와 황모(32)씨, 대포차전문 보험설계사 마모(36)씨 등 대포차 유통 조장사범과 매매자 31명이 자동차관리법위반 및 방조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됐으며 해당 사이트를 이용해 대포차를 거래한 매수자 등 68명이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소재가 불분명한 7명에 대해서는 같은 혐의로 현재 지명수배한 상태다.검찰은 아울러 이번 단속에서 5년 전 대포차를 이용해 뺑소니 사고를 저지른 천모(27)씨 사건을 발굴해 내 천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혐의 등으로 병합기소했다고 덧붙였다.검찰 수사 결과 해당 중개사이트를 이용하는 대포차 업자들은 주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젊은층으로 도로 등에서 직접 건네주거나 탁송업체를 이용한 익명 운송을 통해 대포차를 거래한 것으로 밝혀졌다.또 이들이 이용한 `88카`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전국에서 컴퓨터나 스마트폰만으로 상시 접속을 가능하게 하는 등 전국 최대 온라인 대포차 시장을 구축해 왔다.온라인 대포차 시장은 주로 자동차매매상사를 설립한 뒤 다수 차량을 상품용으로 등록해 대포차로 둔갑시켜 거래하는 종전의 오프라인(off-line)방식에서 벗어나 2009년 무렵부터 등장하기 시작했다. 접근성과 익명보장성이 뛰어나 많은 매매업자들이 온라인 대포차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이러한 대포차 시장을 통해 매매업자들은 4년에서 8년 이상 동안 수억원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대포차를 매매해 총 664억3988만원 상당의 거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특히 이번에 검거된 대포차 매매업자 중 안모(29)씨는 2009년부터 올해까지 1017회에 걸쳐 총 35억원 상당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밝혀졌다.검찰은 온라인 대포차 거래시장의 발달로 인해 대포차가 하나의 투자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시가의 30~50% 가격으로 판매한 뒤 이 중 적게는 30만원에서 300만원 이상의 이익을 취할 수 있어 손쉬운 돈벌이 수단으로 여겨졌다는 것이다.아울러 검찰은 이러한 범죄행각이 현행 자동차관리법상 무등록 자동차매매업을 영위한 혐의로만 처벌될 뿐이며 대포차 운행 행위도 처벌규정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아 대포차의 유통과 사용을 근절하기에는 제도적 장치가 미흡한 상황이라는 점도 강조했다.송삼현 차장검사는 "대포차는 `움직이는 흉기`로 뺑소니나 차량절도 등 범행을 유발하는 2차 범죄의 수단이 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대포차 유통·운행 행위를 하나의 범죄로 처벌할 수 있도록 자동차관리법을 개정하는 등 소정의 절차를 거쳐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에 건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