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고령군 고령읍 일대의 노점성 철거를 놓고 갈등을 겪고 있다. 대가야박물관을 찾는 관광객이 부쩍 늘어남에 따라 깨끗한 이미지를 심어주고 주민 보행권확보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고령읍 시가지 주요간선도로의 불법노점상 자진철거가 20일까지로 설정된 때문이다. 비록 땅바닥에 앉아 물건을 팔고 있지만 생존문제가 걸린 노점상들과 이들을 철거해야 하는 고령읍과의 물리적 충돌까지 예상되고 보니 착잡한 마음이다.노점상 문제는 전국의 도시가 안고 있는 대표적인 골칫거리다. 행정당국의 입장에서 보면 용납할 수 없는 불법이며 더구나 도시미관을 해치는 주범이기도 하다. 하지만 노점상 철거문제가 대두될 때마다, 생계형에 대해 따뜻한 마음으로 포용할 방도를 강구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어 왔다. 지난 2007년 10월 경기도 고양시에서 붕어빵장수를 하던 한 노점상이 잦은 단속에 견디다 못해 죽음을 택했다. 세상을 떠들석하게 한 <어느 붕어빵 노점상의 죽음>이다. 노점상에 대한 접근법은 두 갈래로 나뉜다. 노점상 단속을 무기한 강력하게 벌이는 경우와 생계형 노점상을 위한 공존방안을 강구하는 경우가 있다. 지금까지 대부분 무자비한 철거로 밀어붙였다. 그러나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박근혜 정권에서 생계형 노점상을 대책없이 정비한다는 것은 재삼 숙고할 일이다. 생계형 노점은 그야말로 그 날 벌어서 그 날 털어 먹고 사는 이들이다. 삶의 밑바닥에서 정부의 도움없이 자력으로 생존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이다. 아무리 냉정히 따진다고 해도 단속의 대상은 아니다. 오히려 지자체가 나서서 돕고 사회가 부축해 줘야 할 온정의 대상이다.같은 노점상이라고 해도 천차만별이다. 손수레 하나 정도의 좁은 곳에 채소나 과일 등 보따리 몇 개를 놓고 파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대형 점포처럼 널찍하게 벌여 놓거나 차량을 이용하는 기업형이 있다. 지역에 따라서는 목 좋은 곳을 차지하고 엄청난 수입을 올리는 노점상도 있다고 한다. 단속을 하려면 그런 기업형을 단속해야 한다. 생계형 노점상은 먹고살기 힘든 사람들이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생업이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경제난에 시달리다 못해 서민들이 궁여지책으로 시작한 노점상을 정비해야 하는 고령읍의 고민이 깊을 줄 안다. 경관을 헤치지 않으면서 상인과 노점상이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보기를 권한다. 순천의 남부시장이나 역전시장처럼 노점상 활성화에 성공한 예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