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보이스피싱 스미싱 파밍 등 사기 피해액이 75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이스피싱 피해액이 가장 많고, 건수는 스미싱이 가장 많았다. 파밍 피해도 3천 건 이상이다. 이들 범죄자들의 서민들에게서 돈을 갈취하는 매개체는 예외없이 `대포통장`이다. 사기범들은 신용불량자나 노숙인을 유혹하여 통장을 만들게 한 후 이를 푼돈을 주고 사거나, 부모 동의 없이 통장개설이 가능한 16세부터 20대 초반 청소년들을 노려 15만~30만원씩 주고 산다. 이 대포통장이 서민들 돈을 갈취할 때 이체 통로가 된다. 대포통장만 사라져도 잘못해 사기 당한 돈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이 생긴다.농협이 대포통장 근절에 나서서 엄청난 성과를 거뒀다. `대포통장과 전쟁`을 벌인 결과 58.6%에 달했던 발생비율이 2.8%로 뚝 떨어진 것이니 쾌재를 부를 일이다. 15일 경북농협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7월 현재까지 지급정지 된 대포통장을 금융기관별 분석한 결과 농협은행 계좌는 3월 20%에서 7월 현재 1.1%로, 지역 농축협 계좌는 3월 38.6%에서 1.7%로 크게 줄었다. 올해 초까지 농협은행은 ‘대포통장 최다 발생기관’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었다. 타행에 비해 대포통장 발생 비율은 최고 23배 많았다. 그런데 4개월만에 거의 근절 수준에 도달했다니 믿어지지 않을 실적이다. `하면 된다`는 금언을 새삼 떠올리게 된다.농협 측은 유독 농협으로 대포통장이 몰린 이유에 대해 "현금 인출의 편리성"을 지목했다. 금융권에서 5000여개의 가장 많은 점포와 자동화코너를 마련하고 있어 사기범들의 접근성이 높은 농협계좌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대적인 대포통장 근절에 나선 농협은 업무 전반에 걸쳐 감시망을 촘촘히 펴는가 하면, 지난 2012년부터 지난 6월말까지 118만 건의 의심계좌를 모니터링 했다. 그 결과 8870건을 지급정지해 360억 원의 고객 피해를 사전에 예방, 서민들을 위기에서 구했다.경북농협 관계자는 “그동안 농협이 대포통장 최다 기관이라는 불명예를 씻기 위해 대포통장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지난 4월부터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 본격적인 근절방안을 마련해 시행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삐걱거리는 정부와 각 기관이 이런 자세로 일한다면 새삼스레 국가개조니 국가혁신이니 법석을 떨 필요도 없겠다. 농협은 전 국민이 애용하는 금융기관이다. 가장 안전한 금융기관이라는 신뢰의 탑을 쌓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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