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국회의장이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혁 논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하자 야권을 중심으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국회의원 선거제 문제가 향후 정치권에서 화두로 떠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정 의장은 제66주년 제헌절인 지난 17일 경축사에서 "이제는 정치의 틀을 근원적으로 바꿔야 한다. 그 틀은 지역주의와 진영논리를 벗어던지고 국민화합을 이룰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며 "승자 독식의 현행 (국회의원)선거제도가 앞으로도 계속돼야 하는지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또 "논의를 시작하는 시기는 차기 총선을 실질적으로 1년 반 남짓 앞둔 지금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여야 각 정당에 "선거제도 개혁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 의장의 이 같은 요청에 가장 먼저 호응한 곳은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로의 전환을 주창해왔던 원내 제4당 정의당이었다.정의당 박원석 공동대변인은 논평에서 "정의당은 정의화 의장의 제안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현행 국회의원 선거제도는 득표율과 의석수가 비례하기보다는 한 선거구에서 1위 후보만이 이기는 승자 독식 체제인 탓에 소수 정당들의 국회 진출을 가로막고 있다"고 말했다.같은당 김제남 원내대변인도 "일하는 국회, 국민이 신뢰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씀에 진심으로 박수와 동감을 보낸다"며 "특히 소수정당의 권익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던 교섭단체 위주의 국회 운영 또한 근본적인 변화를 요청한다"고 밝혔다.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일각에서도 정 의장의 발언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나왔다.정세균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제헌절을 맞아 한국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옳게 제시했다"며 "국회의원 선거제도의 개혁이 정치개혁의 핵심이다. 중선구제, 석패율 도입을 통해 지역주의를 타파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건강한 정치가 실현될 것"이라고 평했다.안철수 공동대표와 함께 정치개혁을 추진했던 김성식 전 한나라당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통상 그저 그런 제헌절 기념식 뉴스. 그러나 오늘 정의화 국회의장의 축사가 눈에 띄었다. 정곡을 찔렀고 시의적절했다"고 호평을 내놨다.김 전 의원은 "요지는 승자독식의 국회의원 소선거구제를 개혁해야한다는 것"이라며 "현재 정당들의 적대적 공존 구조의 기초이자 국민 주권 왜곡의 토대인 국회의원 소선거구제를 개혁하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주장했다.그는 이어 "대안은 중선거구제, 중대선거구제, 독일식 정당명부비례대표제 등 이미 다양하게 나와있다. 국회의원 소선거구제 개혁은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를 만들 때도 주요 과제로 제시된 바 있다"며 "연구도 너무 많이 돼있어 나름 당리당략을 떠나 진지하게 논의한다면 합의를 도출하는 것 그 자체는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그러나 김 전 의원은 "문제는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 등 기성 거대 정당들이 기득권을 스스로 내려놓는 개혁을 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라며 "주판알 튕겨보고 새누리당은 더욱 소극적으로 나올지 모르겠다. 국민들이 국회를 인간띠로 둘러쌀 정도가 돼야 해결되지 않을까"라고 지적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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