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직후는 기혈이 모두 허해진 상태로 임신 기간 동안 충혈됐던 자궁 내막을 오로(惡露)의 형태로 잘 배출한 후 부족해진 기혈을 보강해 최소 산후조리 기간인 100일을 무사히 보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임신 전에 축적됐던 어혈(瘀血)과 습담(濕痰)이 잘 빠져나갈지 아니면 더 고착될 것인지를 좌우하는 기간이기도 해 이 기간을 자칫 잘못 보내게 되면 쓰레기는 쌓이고 그 쓰레기를 치우거나 덜 쌓이게 할 힘이 생기지 못해 기운은 부족하면서 살은 자꾸 찌거나 잘 빠지지 않는 산후 비만으로 연결된다.따라서 산후 회복력을 돕기 위해 출산 직후에는 어혈과 습담을 뺄 수 있도록 약재를 처방하게 되고 이후에는 기혈을 보강하기 위해 일명 `산후보약`을 처방하게 된다. 문제는 이 시기를 잘못 인지해 과잉열량을 공급함으로써 산후비만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정상적으로 출산 즈음까지 구성된 체중 증가분은(표준 체중 여성의 경우 12~14㎏) 출산직후 태아 양수 태반 및 혈액소실에 해당하는 4.5~5.9㎏이 감량되고, 그 이후 3주까지 발한과 이뇨를 통해 2.3~3.6㎏ 정도가 감량되며 자궁수축을 통한 오로 배출을 통해 0.9~1.4㎏이 추가로 줄어든다. 물론 이후 수유량과 활동량의 증가 등으로 추가 감량이 있으나 임신 전 체중에 가깝게 회복되는 실제 비율은 28%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출산 6개월 이내 임신 중 증가된 체중이 원래로 회복된 여성의 평균 8.5년 이후 자연 증가된 체중은 2.4㎏, 그렇지 않은 여성은 8.3㎏ 정도로 상대적으로 큰 차이를 보였다. 즉 산후 6개월 이내 체중 회복 정도가 장기적인 체중 감량의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게 한다는 것이다.옛부터 우리나라는 산후 3주를 비롯하여 100일까지 몸조리와 모유 수유를 고려해 더 잘 먹고 더 많이 쉬는 것을 강요하는 문화인지라 등 떠밀리듯 산후비만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너무도 많다.물론 산후 3주간은 삼칠일이라고 해 몸조리에 극히 중요한 기간이긴 하지만 6개월이 돼도 체중이 정상으로 회복되지 않는다면 둘째 혹은 셋째를 낳고 난 후에 다이어트를 고려해보자는 생각은 위험하다는 것 역시 고려해 출산 직후부터 관절과 근육의 유연성을 회복하기 위한 스트레칭과 적절한 유산소 운동, 식이조절 등을 통해 건강한 몸으로의 회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해보길 바란다. 한 생명을 잉태하고 출산하는 것은 분명 가슴 벅차게 기쁘고 행복한 일이다. 그러나 참살이가 당연한 삶의 방향으로 자리 잡은 만큼 건강한 몸으로 건강한 가정을 꾸려가는 것 또한 앞으로의 과제가 되고 있다는 것 역시 새겨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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