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의성군 돼지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관련 농장 돼지 700여 마리가 살 처분된 후 28일 고령군 돼지 농가에서 또 다시 구제역 양성 판정이 나오자 경북도의 방역체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의성군에 이어 고령군도 구제역 양성판정으로 인해 경북도는 힘들게 얻은 청정지역 지위마저 상실하는 수모마저 겪게 됐다.가축 사육 농가의 피해액을 당장 산정하기는 힘들지만 향후 많은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방역 당국의 노력이 절실하다. 국내에서 구제역이 다시 발생한 건 지난 2011년 4월 영천 이후 3년 3개월 만이다. 방역당국은 당시 소와 돼지 약 350만 마리를 살 처분한 바 있다. 이번 구제역 발생으로 의성군 가축 농가는 물론 타 지역 농가에서는 무더운 한여름 밤을 불안에 떨며 잠을 설칠 수밖에 없다.전문가들은 추가 백신접종을 하면 모든 돼지들이 구제역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주장하지만 반대로 백신 자체가 구제역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저항력이 약한 돼지가 백신 접종을 받을 경우 구제역 발병을 유도하는 꼴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백신이란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에 대해 인위적으로 병원성을 제거하고 약하게 만든다.방역당국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백신을 전국의 돼지와 소 등 1300여 만 마리의 구제역 가축에 접종해 추가 발병을 막을 것이라고 한다.하지만 농가는 그래도 불안에 떨고 있다.방역당국은 구제역 감염 경로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발병 원인에 대해 다각도로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내지 못한다면 타 지역으로의 구제역 확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특히 의성과 달리 고령군의 경우 돼지 농장 주변 반경 500m에 소 228마리, 돼지 1550마리를 각각 사육중에 있으며 또 3㎞ 이내는 152가구에 소 2321마리, 6가구 돼지 9750마리를 각각 사육 중에 있어 그 위험성을 감안하면 향후 구제역 확산 방지에 더욱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경북도 구제역방역대책본부 관계자는 이번 고령군에서 발생한 구제역에 대해 "발생농가는 백신접종 프로그램을 성실히 준수하는 농장으로 현재 전 돈군에에서 임상증상이 발현되지 않고 후보.비육돈에서 일부 발현된 것으로 보아 백신항체 형성율이 낮은 개체에 선택적으로 축주가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미미하게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다소 가볍게 상황 판단을 하는 것으로 비춰줄 수 있어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북도와 방역 당국은 구제역 발생의 철저한 발병 원인을 하루속히 파악해 한 농가라도 피해를 줄이고 한마리의 가축도 잃지않는 철저한 방역에 힘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