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첫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환자 A(52)씨가 입원 10일만에 완쾌 돼 퇴원했다.A씨는 지난 26일 오전 10시 대구 중구 삼덕동 경북대병원 5병동 입구를 나와 준비 돼 있는 응급차를 타고 병원을 빠져나갔다.청원경찰의 보호를 받고 병동을 빠져나온 A씨는 모자와 마스크를 깊게 눌러쓴 차림이었다. 휠체어는 타지 않았다.당초에는 퇴원 소감을 짧게 밝힐 예정이었지만 A씨는 아무런 얘기 없이 응급차에 올라탔다. 한마디 들려달라는 취재진의 요구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경북대병원 관계자는 “A씨는 퇴원 인터뷰에 응할 생각이었지만, 전날 갑자기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퇴원을 앞두고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커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앞서 A씨는 지난달 27-28일 어머니의 진료를 위해 누나와 함께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방문했고, 지난 13일 오한과 발열 증세를 보이기 시작해 16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대구의료원에서 치료중이던 A씨는 폐렴 증세가 악화돼 치료병원인 경북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집중 치료를 받아온 A씨는 입원 10일만에 폐렴은 물론 메르스 증세를 모두 떨쳐버렸다.메르스 3-4차 검사에서 두 차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아 이날 퇴원하게 됐다.치료를 담당해 온 김신우 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A씨는 이미 완치됐기 때문에 메르스와 관계된 치료는 더이상 필요치 않다”며 “다만 A씨가 스트레스를 호소해 정신과적 상담을 예정하고 있다”고 말했다.김 교수를 통해서 환자의 퇴원 심경을 대신 들을 수 있었다.그는 “A씨가 퇴원을 위해 복도를 걸어나오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치료해주셔서 고맙다’ 인사를 했다”고 전했다.A씨의 퇴원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 권주섭(58)씨는 “환자가 완쾌 돼 퇴원했다는 것은 다행이지만 씁쓸한 마음도 있다. A씨 퇴원 후 앞으로 더이상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A씨가 이날 퇴원하면서 대구시에는 메르스 확진자가 아무도 없게 됐다.병원·자가격리 등 관리를 받은 인원은 전날보다 113명 줄어든 361명이며, 관리유형별 인원 현황은 병원격리 3명, 자가격리 69명, 능동감시 251명 등이다.